[행복을 찾아서]
2012년 6월 18일.
나는 어머니께 빌린 가족 신용카드 한 장과 캐리어 하나를 들고,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 안에서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였다.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설렘.
아무 연고도 없는 낯선 곳에서 생활한다는 두려움.
잘 모르던 산업에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
“이번 역은 이 열차의 종착역인 서울역, 서울역입니다.”
2시간 40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랐다.
드라마에서 보듯 주변을 두리번거리지 않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지하철역으로 갔다.
가는 길에 친구에게 전화했다.
“내 서울 도착했다. 어디로 가면 되노?”
“어? 왔나? 내 오늘 야근해야 할 것 같은데,
주소랑 비밀번호 알려줄 테니까 먼저 가 있어라.”
“고맙다.”
그렇게 친구와 2주간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다음날 아침,
첫 출근이라 떨리는 마음에 일찍 눈이 떠졌다.
친구는 야근하고 늦게 들어와서 곤히 자고 있다.
조용히 출근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친구 집은 삼성동이고, 사무실은 구로디지털단지역이다.
다행히 갈아타지 않고 2호선 한 번만 타면 된다.
세이노의 가르침을 너무 많이 봐서인지,
출퇴근 시간이 길수록 큰 낭비를 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다음 회사부터는 회사 근처로 이사를 갔었다.
회사 분위기는 어떨지,
팀원들은 어떤 사람들 일지,
난 어떤 일을 할지,
혼자만의 상상을 하며 가다 보니 어느새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번 역은 구로디지털단지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이제 내리려는 찰나,
부산 촌놈은 상상도 못 한 광경이 펼쳐진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여기저기로 몸이 옮겨진다.
구디단(구로디지털단지의 줄임말)에는 수많은 회사들이 있다.
수많은 회사들이 있다는 것은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뜻이다.
구디단의 출근시간, 점심시간, 퇴근시간에는 사람이 엄청나다.
물론 신도림, 고속 터미널, 교대 같은 곳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그 뒤에 알았지만…
생각해 보니 사직 야구장에서 비슷한 경험을 해봤지만,
대중교통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했다.
무사히(?) 역을 빠져나온 나는
각자의 사무실로 향하는 사람들 틈에서 행진하듯이 이동했다.
사무실이 있는 건물 1층.
드라마처럼 꼭대기부터 1층까지 쓸어서 보지는 않았다.
PSWC 1기를 하며 수도 없이 왔던 곳이라서 익숙했다.
똑똑똑.
사무실 문을 두드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지미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다들 지미 님 잘 부탁드립니다.
지미 님 자리는 저쪽입니다.”
“저는 미팅 나가야 하니까 팀원분들하고 식권으로 식사하세요.
업무는 차차 배워가시죠.”
“네 알겠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나의 서울 생활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설렘은 오래가지 못하는데…
구대표님의 회사에서는 4개월 반가량 짧게 일했다.
중간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서로 가치관이 달랐고,
일을 처리하는 방식도 달랐다.
밖에선 본 구대표님의 모습 때문에 내가 기대한 모습과
실제 업무를 진행하며 보여준 구대표님의 모습은 달랐다.
그때는 구대표님이 틀렸다고 생각해서 많은 반발심이 있었고,
불합리하다 생각하는 것에 많이 부딪혔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틀린 부분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었다.
짧은 동행이었지만 내게는 배움이 있었다.
그때 내가 배웠던 것이다.
1. 내 생각을 명확히 잘 전달해야 일이 제대로 된다.
2. 언행일치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직원들에게는 중요하다.
3. 모든 걸 잘해주지 않아도 이루고 싶은 꿈이 같다면 직원은 함께 한다.
이 배움은 지금까지도 내가 회사를 선택하는데,
회사를 창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결정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다른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