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친한 듯 친하지 않은 친구

[나의 이야기]

by Changers

친구들 사이에서도 친한 정도가 나뉜다.


내 고등학교 베프 중에서도 그런 친구가 있다.


고등학교 베프는 총 5명이다.


우리 모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다.


그중에서 친구 D는 3년 내내 같은 반이고,


나머지는 2학년 때만 같은 반이었다.



다들 친하지만,


친구 C는 친한 듯 친하지 않은 친구다.


C는 20살 때 대학을 서울로 갔다.


그래서 명절이나 가끔 부산에 내려오면 만났다.


이상하게 나랑은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서 못 봤다.



C랑 가장 친한 친구는 B다.


B가 취업 준비를 위해서 서울에 갔을 때,


1년 가까이 B의 사택에서 같이 살았기 때문이다.



그런 친구 C에게 나는 마음의 짐이 하나 있다.


2012년 내가 처음 서울을 올라왔을 때,


자신의 집에서 2주 동안 재워줬다.



원래 내 성격상 이런 부탁을 잘 못한다.


남한테 피해 주는 것을 많이 꺼리기 때문이다.


그랬던 내가 용기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너무 절박했기 때문이다.



C랑 가장 친한 B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봤다.


“그냥 말해봐라. 아마 해줄 거다.”



너무 절박했던 나는 용기 내서 전화해서 물어봤다.


“나 이번에 서울로 취업했는데, 2주만 좀 재워줄 수 있겠나?”


“그래, 알겠다.


근데 내가 밤늦게 퇴근하고 아침에 출근해서 잘 못 챙겨줄 것 같다.”


“무슨 소리고, 나도 잠만 자고 빨래만 하면 된다.


빨래랑 청소는 내가 할게.”


“에이 그런 거 안 해도 된다. 빨래는 니꺼만 해라.


아니면 수건이랑 내 양말만 같이 해도.”


“알겠다. 고맙다. 진짜 고맙다.”



아무리 친구라지만,


누군가와 2주 동안 같이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 친구의 배려로


서울에서 첫 2주를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그제 [행복을 찾아서]를 쓰다가 11년 전 일이 생각났다.


근데 내가 그에 대해서 고맙다는 성의 표시를 정확한 기억이 없었다.


내 성격상 했을 것 같지만, 내가 밥을 한 번 사고 싶었다.


그 뒤로 B와 함께 만나면 2차는 대부분 C가 계산했던 게 고마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로 조금 더 친해지고 싶기도 하다.


사실 C와 나는 아주 가깝게 산다.


차로 10분 거리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른 친구들과 같이 볼 때만 봤다.


따로 본 적이 없다.



이번 기회로 속 깊은 이야기를 C와 해보면,

친한 듯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

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

keyword
작가의 이전글관계도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