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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rs Apr 12. 2024

내가 러닝 거리를 늘린 이야기.

[나의 이야기]

이번주 월요일부터 매일 달리는 거리를 6km로 줄였습니다.

제목과 다르게 갑자기 무슨 말이냐고요?



2022년 1월 24일 러닝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삶의 변화를 주기 위해서 읽었던 미라클 모닝에서 저자가 러닝을 추천했거든요.


자존감이 지하 30층까지 내려갈 정도로 나약해진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습니다.


나에게 맞고 틀리고, 옳고 그름은 일단 행동한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일주일도 못 가서 포기할 저라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아주 작은 거리만 천천히 달리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1km씩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4년 전 러닝을 하다가 족저근막염에 걸린 후로는 러닝이 참 재미없고 지루했습니다.


과연 1km나 제대로 달릴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천천히 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숨이 차지 않지만 걷는 것보다는 조금 빠른 속도로 뛰었습니다.



첫 7일이 고비였습니다.


4일쯤 되자, 하루 쉴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운동이든 휴식이 필요하다는데 나도 좀 쉬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녀석이 아직 정신을 덜 차렸구나.


아직 덜 간절하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상체 스트레칭이 끝나면 바로 나가는 것으로 습관을 들였습니다.



다행히 1km 뛰는 것은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러닝이 끝난 후 상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러닝을 취미로 하던 예전 직장 동료가 말해준 러닝 후 쾌감이 이런 건가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기분을 좋게 했습니다.



조금씩 거리를 늘리면 성취감이 들어서 좋을 것 같았습니다.


한 번에 무리하면 금방 지치고, 나중에 힘들 것 같았습니다.


매주 100m씩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3개월쯤 되자,


매일 2km를 넘게 뛰고 있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매일 1km도 못 뛸 거라고 생각한 제가 2km를 넘게 뛰고 있다니 말입니다.



그러다가 코로나 확진이 되었습니다.


7일 동안 꼼짝없이 집에만 있어야 했습니다.


흐름이 끊기면 안 되는데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가 완치된 후 다시 러닝을 나갔습니다.


근데 종종 비가 오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쉬게 되었습니다.


한번 쉬면 2~3일은 연이어 쉬게 되더라고요.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을 바꾸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을 바꾸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운명을 바꾸려면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2022년 5월 30일부터 매일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덧붙여 하체 스트레칭도 함께 시작했습니다.



2.5km가 넘어가니 조금씩 종아리가 뭉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종아리를 풀어줘야 다음날 러닝할 때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유튜브에서 종아리 스트레칭을 검색했습니다.


100만 유튜버분의 걸그룹 종아리 알 제거 스트레칭을 봤습니다.


정말 어려울 것 같지만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엔 러닝 할 때보다 더 많이 땀이 났습니다.


제 몸이 너무 뻣뻣해서 굽혀지지가 않았습니다.


가만히 서서 두 다리를 붙이고 쫙 편 상태에서 손끝이 바닥은커녕 발등에도 안 닿았습니다.


러닝보다 종아리 스트레칭하는 것이 훨씬 힘들고 하기가 싫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했더니 365일 정도 지나니 하체가 조금 유연해졌습니다.


지금은 무릎에 이마가 닿을 정도입니다.



암튼 매일 달리기를 시작하고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뛰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풍이 몰아치나,


과음을 했어도 늦잠을 잤어도,


고향에 내려가서도 해외여행을 가서도.


저와의 약속을 지켜야 그나마 성공하는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가 5km를 매일 뛰는 순간이 왔을 때,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목표를 변경했습니다.


1km 당 6분 페이스로 달리는 것을 시작으로 매주 2초씩 줄이는 것으로요.


22주가 지났을 무렵부터 러닝이 힘들고 어려워졌습니다.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무리하다 보니,


자세도 틀어지고 호흡도 망가졌습니다.



러닝이 끝나면 기진맥진해졌습니다.


이대로 계속하면 조만간 러닝을 그만둘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천천히 코호흡을 하면서 뛰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그랬더니 러닝이 끝난 후 힘도 남아있고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페이스를 찾은 후 거리를 늘리는 것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2023년 6월 24일부터 매주 100m를 늘렸습니다.


매일 뛰는 거리가 늘어날수록 뭔가 특별해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 때 1km로 못 뛰던 내가, 


10km도 정말 큰 결심을 하고 뛰던 내가 머지않아 10km를 매일 뛴다고 생각하니,


아주 많이 성장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조금씩 아프기 시작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기운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미련하지만 그때는 거리 늘리는 것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수면 시간을 조정해보기도 하고, 


식단과 식사 시간을 조정해 봤습니다.


스트레칭을 더 깊은 호흡으로 천천히 진행하며 몸을 더 많이 풀어줬습니다.



꾸준한 저의 노력에도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매일 명상을 하며 제 몸을 관찰하고 일지를 쓰는데요.


3개월 동안 매일 컨디션이 안 좋다는 이야기뿐이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체력이 예전 같지 않고,


회복속도도 10대 20대와 달리 오래 걸린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세월이 야속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도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제가 자주 가는 병원에 가서 선생님께 상담을 했는데요.


선생님도 제가 생각한 것과 같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더 이상 무리하다가 러닝의 재미를 잃을 수 있고,


부상이나 건강이 나빠져서 삶의 행복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주 월요일부터 매일 달리는 거리를 6km로 줄였습니다. 


당분간은 컨디션이 회복될 때까지 6km를 달리고,


내 몸이 다음날 잘 회복이 되는 상태가 되면 조금씩 거리를 늘리려고 합니다.



제가 달리는 이유인


매일 푸른 하늘처럼 맑은 머리와 활기차고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서요.


앞으로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살려면 길게 봐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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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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