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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rs Apr 27. 2024

큰 꿈을 가지세요.

[나의 이야기]

며칠 전 창밖에 똑똑똑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저는 이상하게 맑은 날보다 비 오는 날뛰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 아침엔 기분이 좋습니다.



우중런을 할 때마다 입는 상하의와 양말을 입고,


무선 이어폰을 끼고, 셀카봉을 들고,


우중런 용 러닝화를 신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어중간하게 비가 오는 날보다는 비가 막 쏟아지는 날이 좋은데,


다행히 비가 막 쏟아졌습니다.


애플워치에 NRC 앱을 켜고, 폰에서 Strava 앱을 켭니다.


그리고 빗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집에서 석촌 호수까지는 대략 800m 정도 되는데,


신호등이 타이밍 좋게 바뀌지 않으면 신호가 바뀔 때까지 뛰는 바람에


1km 정도 거리가 나옵니다.



석촌 호수는 바닥이 러닝 하기 좋은 재질로 되어 있어서 미끄럽지 않습니다.


배수도 잘 되고 매일 오전에 청소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쾌적합니다.



얼마 전부터 기존 9km에서 5km로 거리를 낮췄습니다.


9km는 제 몸이 하루동안 회복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닌 것 같아서요.


그래서 다시 제가 회복할 수 있는 거리를 찾은 후,


천천히 거리를 올리려고 바꿨습니다.



석촌 호수 동호부터 뛰기 시작하면,


5km가 끝나는 지점이 서호의 수변무대 근처가 됩니다.



러닝이 끝나면 서호부터 시작해서 동호로 오면서 인증숏과 영상을 찍습니다.


모든 촬영이 끝나면 집으로 오는 일정입니다.



4km쯤 달렸을 때부터 빗방울이 작아지기 시작했고,


5km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거의 멈췄습니다.


약간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서호 수변무대에서 인증숏과 영상을 찍고 동호로 이동하려는 찰나,



“저 사진 한 장만 찍어주실 수 있을까요?”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께서 부탁을 하십니다.



“아 네. 찍어드릴게요.”


“손주들한테 보내려고요.”


“아 그럼 잘 찍어드려 볼게요.”



언젠가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한 분께서 손녀에게 보내신다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실 때,


많은 시민들이 정성껏 찍어주시는 것을 말입니다.


그 영상이 아니었어도 저는 항상 부탁하는 분들께 사진을 찍어드립니다.



우산과 장갑을 들고 계시길래,


“저한테 주세요. 제가 들고 찍어드릴게요.”


“아, 고맙습니다.”



V, 하트 등 다양한 포즈를 부탁드리며 사진과 영상을 여러 앵글로 찍어드렸습니다.



“아이고 너무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근데 고향이 부산이신가요? 저도 고향이 부산이거든요.”


“저도 부산입니다. 반갑습니다.”


“손주분들을 많이 사랑하시나 봐요.”


“아들이 미국에서 의사를 하는데 자주 볼 수가 없어서 사진으로 안부를 전합니다.”


“아 그러셨군요.”


“근데 참 얼굴이 좋아 보이시네요. 뭘 해도 잘하실 것 같이 생기셨네요.”


“아, 아닙니다. 과찬이십니다.”


“아니에요. 제가 보기엔 잘하실 것 같아 보이네요.


겸손해하지 마시고 꿈을 크게 가지세요.


제가 올해 86세인데 제가 학교 다닐 때 꿈이 우주 비행사였습니다.


비록 우주 비행사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파일럿이 되었습니다.


공군 전역을 하고 항공사에 입사해서 기장을 하며 전 세계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항공사 임원을 하다가 70세에 퇴임을 했는데요.


정말 많은 경험을 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꿈을 크게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와, 너무 멋지십니다. 어르신 어린 시절의 시대에는 꿈을 꾸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네, 맞습니다. 저희 집 형편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제가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할 수 있었던 것은 꿈을 꾸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꿈을 크게 가지세요. 해내실 수 있을 겁니다.”


“넵.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큰 꿈을 가지고 살아가겠습니다.”


“저도 이 동네 사는데 다음에 또 보면 인사 나눠요.”


“네, 또 뵙겠습니다.”


“오늘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어르신과 인사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뒤로 제 머릿속을 맴도는 말.



큰 꿈을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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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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