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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rs Jun 08. 2024

비가 오는 날, 러닝을 하는 나의 모습.

[나의 이야기]

흐린 날에는 몸이 뻐근해서 힘든데,


비가 오는 날 아침엔 창가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잠에서 깨고 뭔가 모르게 기분이 좋습니다.


아마도 제가 좋아하는 우중런을 할 수 있어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왕 하는 우중런이라면 비가 마구 쏟아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영화 속에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뛰어가는 주인공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비가 오는 날에는 평상시와 다른 장비들을 챙겨나갑니다.


평상시에는 에어팟 프로를 끼지만, 비가 오는 날엔 비츠 스튜디오 버즈를 끼고,


비 오는 날에만 신는 티셔츠, 양말, 러닝화를 신습니다.


핸드폰 케이스도 비 오는 날에 쓰는 것으로 바꿔낍니다.


그렇게 모든 장비를 다 챙기면 곧장 밖으로 나갑니다.



타다다닥 타다다닥…


대문을 나서면 들리는 빗소리가 제 기분을 한 껏 좋게 만들어줍니다.



애플 뮤직에서 러닝 할 때 듣는 곡을 실행합니다.


그리고 애플워치에서 NRC 앱을 켜고, 아이폰에서는 스트라바앱을 실행합니다.


NRC 앱에서 카운트가 시작되면 달리기 시작합니다.



집에서 출발하여 석촌호수로 달려갑니다.


매일 제가 뛰고, 러닝을 인증하는 장소가 석촌호수이니까요.


러닝을 시작한 2022년 1월 24일부터 오늘까지 거의 매일 뛰었고,


2022년 5월 30일부터는 하루도 빠짐없이 그곳에서 러닝을 했습니다.



석촌호수로 가는 길에는 2개의 신호등을 만납니다.


신호등에 도착했을 때 보행자 신호가 켜져있지 않으면,


바뀔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계속 뛰면서 타이밍을 맞춥니다.


그렇게 집에서 2개의 신호등을 지나서 석촌호수에 진입하면 대략 1.2km가 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러닝을 시작합니다.



머리도 옷도 신발도 벌써 흠뻑 젖었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맑아지고 상쾌한 기분이 들어서 오히려 좋습니다.


달린 지 2km쯤 되면 동호와 서호를 이어주는 다리에 도착합니다.



이제 셀카봉을 펼쳐서 스마트폰을 끼웁니다.


그리고 동영상을 셀카모드로 찍기 시작합니다.


매일 제가 뛰는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서 시작했는데,


200일이 조금 지났습니다.



석촌호수 1.5바퀴를 돌아서 서호 수변 무대 근처에 도착하면 영상을 종료합니다.


매일 10분 내외로만 촬영을 합니다.


언젠가 매일 10분씩 촬영한 모습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일 제가 뛰는 거리인 5km가 되기 전에 중간중간 인증샷을 찍는 스팟이 오면 잠시 서서 찍습니다.


총 4개의 스팟에서 사진과 1초 영상을 찍습니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나 영상이 600일 이상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부분이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도록 만들고, 특별한 것을 가진 사람으로 느끼게 만듭니다.


덕분에 저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우주를 뚫을 만큼 높아집니다.



러닝을 뛰는 동안 빗방울이 더 굵어집니다.


빗물이 머리를 타고 내려와 눈 위에 맺힙니다.


자주 물을 털어내줘야 하지만, 시원한 비로 좋아진 기분 덕분에 귀찮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4km쯤 되었을 때부터 기분이 더 좋아집니다.


세상이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러닝이 끝나면 머릿속이 정말 푸른 하늘처럼 맑아졌고,


세상 누구보다 긍정적이게 변하고,


상쾌한 기분이 저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에 러닝 하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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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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