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의-하!
무려 21분이라는 시간을 앞당긴 2번째 하프 마라톤!!!
2022년 5월 26일에 잊을 수 없는 첫 경험을 했다. 그것은 바로 생애 첫 하프 마라톤이었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벅차고 짜릿하다. 그날의 생생함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글에서 참고하시면 된다.
https://blog.naver.com/jimmygrowthdiary/222999464648
지금 생각해 보면 첫 하프 마라톤은 정말 무모했다. 그 시절 나는 매일 고작 3.6km를 뛰던 시절이다. 속도도 5분 후반대에서 6분 초반대로 뛰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기가 뛰겠다고 덤벼든 것이니 얼마나 무모한가. 그런데도 큰 부상이 없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첫 하프 마라톤을 뛰고 4일 정도 휴식을 취했다. 허벅지가 많이 뭉쳤고,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닌 것 같았다.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그 뒤로 장거리는 엄두를 못 냈다. 나는 2022년 5월 30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러닝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기에 휴식이 있으면 안 되었다. 나는 장거리보다는 매일 내가 정해놓은 목표 5km를 달리는 것에 집중했다.
그렇게 1년이란 시간이 흐른 어느 날이었다. 시원하게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밖에 나갔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평소 뛰는 것보다 2배 많은 10km를 뛰었다. 올초 풋살을 하고 난 뒤 뭉친 다리로도 뛴 날을 생각하며 뛰었다. 평소보다 힘들면 조금 더 천천히 뛰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런데 오히려 기록이 좋았었다. 그리고 다음날 뭉침도 크기 않았다.
첫 하프 마라톤을 뛴 날이 다가오자, 한번 더 도전해 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새로운 출발을 하는 내게 하프 마라톤을 한번 더 하는 것이 의미 있는 출발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있던 5월 27일에 비가 와서 기분도 좋고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다. 오늘 하프를 뛰어야겠다고 마음먹고 뛰었다. 근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옷도 신발도 너무 무거운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8km 지점부터 컨디션도 저하되면서 몸이 무거웠다. 어쩔 수 없이 10km에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아쉬웠지만 아직은 실력이 부족한 것이라 위안을 삼았다.
근데 그것보다 더 기분이 좋은 것은 따로 있었다. 내가 세웠던 가설대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나는 장거리를 뛸 때마다 항상 세우는 가설이 있다.
현재의 내가 데일리 러닝을 할 때 숨차지 않고 힘을 크게 들이지 않는 속도로 뛰면 장거리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설로 작년에 첫 10km를 완주했었다. 그리고 첫 번째 하프 마라톤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이 가설이 맞을지 궁금했다. 내가 요즘 숨차지 않고,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 뛰는 속도가 대략 5‘35 “/km ~ 5’ 40”/km사이였다. 그 속도로 꾸준히 달리면 2시간 내에 하프를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절대 속도를 높이지 않고, 저 속도에 맞춰서 뛰었다. 마지막 1km는 속도를 조금 더 냈는데, 그것은 요즘 내가 러닝 할 때 훈련하는 것이다. 막판 스퍼트 훈련.
내가 하프를 달린 기록이다. 애플워치에서는 매 km당 기록이 보이지 않고 전체 평균 기록이 보이기에 매 km당의 기록차이가 조금씩은 발생하나 그 편차가 크지 않다.
내가 세운 가설대로 러닝 전략을 짜고 뛰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부상 없이 꾸준히 달리려는 내게는 틀린 전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내가 부상을 당하거나 다른 문제가 생기면 다시 바꾸겠지만, 그전까지는 내가 생각한 대로 해보려고 한다. 내 몸에 잘 맞는 방법은 내가 제일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가 엘리트 선수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오랜 기간 달리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분들과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암튼 그렇게 내 생애 2번째 하프 마라톤을 내가 바라던 기록대로 완주했다. 하프 마라톤의 생생함을 기록하고 싶어서 특정 구간별로 애플워치를 통해 음성녹음을 했다. 구간별로 나는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심정으로 뛰었는지를 마라톤이 끝나고 나면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너무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단히 남겨보려고 한다.
2.5km
오늘 컨디션이 좋다. 하프 마라톤을 다시 도전해보려고 한다. 조금 더 뛰어 보고 결정하려고 한다. 일단 10km까지 뛰어보려고 한다.
5km
뇌가 원래 뛰던 것보다 더 뛴다고 인지하는 순간부터 조금씩 통증을 느끼게 한다. 힘든 것을 더 안 하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지금 발등과 암밴드가 있는 팔에 통증이 있지만 조금 더 뛰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없어질 거다.
원래 뛰던 것보다 더 뛰게 될 경우, 어떻게 하면 뇌가 21.1km 뛰는 것을 어려운 목표로 느끼지 않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예전처럼 석촌호수 동호만 뛰는 것, 거리가 조금 더 긴 서호만 뛰는 것, 석촌호수 전체를 뛰는 것 중 어떤 것을 뇌가 덜 어렵게 느낄지를 뛰면서 살펴보고 결정하려고 한다.
8km
아까 말씀드린 대로 통증은 거의 없어졌고 열심히 잘 뛰고 있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하프를 뛸 때 걸리는 시간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보통 하프는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걷는 것도 2시간이면 지겹거나 힘들다고 느끼는데 뛴다고 생각하면 우리 뇌는 격렬하게 저항한다. 그래서 내가 쓰는 방법은 결승점을 잘게 쪼개는 거다. 예를 들어 지금 8km면 10km까지만 달리자. 그리고 10km가 되면 12km만 달리자. 이렇게 말이다.
10km
현재 페이스는 5분 35초이고, 처음 1km가 지난 시점에 기록이 5분 32초이니 3초 정도 늦춰졌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금 전에 작년 하프 때 결승선 통과하는 모습을 떠올렸는데, 다시 한번 가슴 벅차고 짜릿했다. 그 기분이 다음 10km를 달리는 힘이 될 것 같다.
8km부터 10km까지 오면서 오늘 할 일들을 생각하며 뛰었다. 이제부터는 무라카미 하루키 님이 말씀하신 대로 힘듦을 덜 느낄 수 있게 하는 생각들을 해야 할 것 같다.
12km
발등과 무릎에 조금씩 통증이 생겼고 허벅지가 조금 무거워졌다. 첫 번째 하프 때는 8km에서 통증과 무거움이 있었고, 12km 구간에서는 갑자기 다리가 풀리면서 희망 고문을 주는 구간이었다.
13.5km
확실히 13.5km부터는 조금씩 힘이 든다. 아직까지 평균속도 5분 35초는 유지하고 있다. 허벅지는 20% 정도 더 무거워졌고, 이제부터는 정신력 싸움이다. 지금부터는 결승점을 더 잘게 쪼개서 남은 지점이 얼마 안 남았다고, 혹시 안되면 그만두겠다고 뇌와 몸을 속여야 한다.
15km
페이스는 5분 35초를 잘 유지하고 있다. 허벅지 무거움은 13.5km 구간과 비슷하다. 체력이 남아 있어서 페이스는 계속 유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5km 밖에 안 남았다고, 평상시 내가 뛰는 만큼만 뛰면 하프를 뛰는 것이라고 다시 뇌와 몸에 체면을 걸고 독려를 한다.
16.5km
이제 3.5km 한 바퀴 반 정도 남았다고 생각하니 조금 더 힘이 났다.
17.5km
아까 16.5km는 20km 기준으로 한 바퀴 반이고, 이제는 진짜로 한 바퀴 반이 남았다. 현재 페이스는 5분 34초로 1초 당겨졌는데요. 더 무리는 안 하고 마지막 1km가 남았을 때 남은 힘을 쏟아부으려고 한다.
19km
이제 거의 다 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근데 그것보다 내가 세웠던 가설과 그 속도로 뛰고 있다는 것이 기분이 너무 좋다.
21.1km
헉헉헉…(마지막 결승선에 들어오는 거친 숨소리ㅠ)
끝났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같은 쾌감이 없었다. 가 아니고 뒤에 왔다. 뒤에 묵직하게 왔다. 고생했다. 정말 고생했다.
뛰는 동안 생각나는 것을 주저리주저리 녹음을 했는데 정말 너무 날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저런 생각을 하고 뛰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
앞으로는 러닝 할 때 드는 생각들을 즉시 녹음을 해서 기록해 둬야겠다. 러닝 후에 까먹어서 기록하지 못한 그간의 수많은 생각을 이제는 제대로 기록해야겠다.
오늘 하루 의미 있게, 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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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결론
Who can do it?
It’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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