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고 몰라서 당한 부당한 대우.

[젤리의 제국]

by Changers

나는 순간 멍해졌다.


‘나한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한테 미안하지 않냐고 묻는다고?


뭐 하는 거지? 제정신인가?


하긴, 제정신이었다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겠지.’


맞는 말이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화를 폭력적으로 풀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 잡고 말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많이 불편하시죠?


얼마나 깁스를 해야 한대요?”


“3주 정도 해야 한단다.”


“어떡해요. 빨리 나으시길.”


“나가기 전까지 나 화 안 나게 좀 잘하자. 응?”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시간이 지나서 그때를 회상하며 후회했다.


그때 더럽더라도 제대로 혼을 내줬어야 했는데,


더럽다고 피하는 바람에 제대로 벌을 못해서 그가 정신을 못 차린 것 같기 때문이다.


세상은 내 맘대로 사는 곳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것을 모른다면,


그만큼 우리가 정해놓은 법 아래서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걸 모르는 그에게 제대로 교육시켜주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때 나를 비롯한 우리 팀원들은 너무 어렸다.


정확히는 뭘 잘 몰랐다.


법적으로 주어진 연차도 제대로 쓰지 못했다.


1년에 15일 주어진 연차를 제대로 쓴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마저도 그에게 며칠 전에 허락을 받아야 쓸 수 있었다.


주 7일을 근무하면서도 그에게 불평불만하지 않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연차를 제대로 쓰지 못하면서도 그랬다.


북한과 같은 그곳에서 누구도 그런 기본권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우리를 조종했다.



나는 몇 달 전 소중한 친구를 보냈다.


그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5명의 친구는 맹세했다.


“우리 다들 멀리 떨어져 있지만, 1년에 2번씩은 꼭 만나자.


각자 사는 게 바쁘지만 마음먹기 나름 아니겠냐.


위쪽 지역에서 한번 아래쪽 지역에서 한번 해서 만나자.”


“그래, 그러자. 만나려고 마음먹으면 어떻게든 만나진다.


이렇게 허무하게 한 명 보내고 나니 마음이 안 좋네.


남은 우리끼리라도 잘 지내보자.”


“그리고 12월에 다 같이 여행 한번 가자.”


“좋다. 다 같이 시간 맞춰보자.”



보통의 회사에서는 2일 휴가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나는 주말도 휴가를 내야 하는 상황이기에 5일 휴가를 말해야 했다.


남들이 봤을 때 정말 황당한 상황이었지만, 나는 그렇게 해야 했다.


“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데?”


“잠시 회의실 가서 말씀 나누실 수 있을까요?”


“그래, 먼저 가 있으렴.”



잠시 후, 그가 회의실로 왔다.


“몇 달 전에 친구가 그렇게 가고, 친한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요즘 회사가 많이 바쁘긴 하지만, 친구들과 여행을 좀 다녀왔으면 합니다.”


“언제 가는데? 몇 박 며칠?”


“12월 초에 가려고 합니다. 3박 5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 너도 알다시피 너네 후임으로 들어온 3명 중 2명이 나가는 바람에 일손이 많이 부족하다.”


“네,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이번에는 꼭 다녀왔으면 합니다.”



그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나에게 말했다.



“그래, 다녀오렴.”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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