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어 있던 하루가 천천히 깨어나는 시간
요즘 날씨는 참 애매하다.
아침엔 겨울 같고, 오후엔 가을 같다.
이제 막 만끽하려던 계절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게
조금은 아쉽다.
그래도 새벽 여섯 시 이십 분이면 눈이 번쩍 떠진다.
요란한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에서 깨어날 때도 있다.
매일 아침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방 창문과 거실 창문을 활짝 여는 것이다.
문틈 사이로 밀려드는 찬 공기에
몸이 움찔하지만, 그게 좋다.
팔뚝에 닿는 차가움이
졸음을 단번에 몰아내준다.
그렇게 팔을 털며 하루를 깨운 뒤,
씻고 나와 아침을 준비한다.
정말 지각할 것 같을 때를 제외하곤
나는 아침을 꼭 챙겨 먹는 편이다.
냉장고 사정에 따라 메뉴는 달라지지만
보통은 토마토 수프나 국 한 그릇 정도를 데운다.
그리고 늘 그 옆에는 아침 뉴스가 함께다.
몇 년째 이어진 나만의 조용한 루틴이다.
일곱 시가 되면 집을 나선다.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공기가 다르다.
흙냄새와 새벽 냄새가 외투처럼 몸을 감고,
귓가에는 팝송 한 곡이 흘러나온다.
그 리듬에 맞춰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그러다 신호등 타이밍에 뛰고,
지하철 시간에 쫓겨 후다닥 들어가면
비로소 한숨이 나온다.
환승 후에야 여유가 생기고,
그제야 밤새 온 메시지를 확인한다.
짧은 영상 몇 개, 웹툰 몇 컷을 넘기다 보면
지하철 히터가 온몸을 덮는다.
그 따뜻함에 졸음이 살짝 쏟아지지만
핸드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멍한 표정을 보며
왠지 나도 그 틈에 잠시 멈춰 있는 기분이 든다.
직장에 도착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나면
그제야 커피 한 잔을 마실 여유가 생긴다.
휴게실 문을 열면
믹스커피 향이 천천히 퍼져온다.
그 향이 참 좋다.
달콤하고 따뜻해서
몸도 마음도 조금씩 풀려간다.
나의 하루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바로 그때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