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하던 날, 엘리베이터 앞에서 J를 처음 만났다. 차갑고 무신경한 표정이었다. 그는 우리팀에서 제일 연차가 높은 선배였다.
팀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나서 “첫 출근이니까 커피 쏴요” 짓궂은 농담을 하고 결국 커피값은 본인이 내는 사람이었다. 팀회식 자리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내게 “여기 화장실 남녀공용이에요”라는 말로 걱정을 대신했다. 회식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엔, 루시드폴의 <집까지 무사히>를 보내주곤 했다. 뜨겁고 섬세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2년 전 10월에 만나 올해 10월에 결혼했다. 그리고 부부 1일차, 로마행 비행기에 올랐다.
*2주간의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신혼여행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