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가 많은 채소로 인정함.
여름부터 초겨울인 지금까지 건실하게 자라고 있는 실버비트. 바깥에서부터 한 줄기씩 잘라주면 계속 새 잎이 돋아나니 오랫동안 키울 수 있는 작물이라 신기하다.
부드러울 땐 생으로도 먹는데 주로 된장국이나 무침, 부침개에 시금치 대용으로 쓰곤 한다. 식감은 당연히 더 억세지만 익으면 부드러워지고 들큼한 맛이 난다.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는 아침엔 온 식구가 좋아하는 떡국이다. 떡을 넣고 텃밭에 나가 두 줄기 잘라서 총총 썰어서 같이 끓여내면 초록이 들어가서 보기도 좋고 영양도 추가되니 일석이조.
오늘 아침엔 또 두 줄기 잘라와서 달걀스크램블에 같이 볶았다. 실버비트를 먼저 볶아서 한 켠으로 밀어둔 후 달걀을 익혀서 섞는 게 순서. 소금과 후추는 마지막에 톡톡.
토요일에도 공연준비로 학교를 가야 하는 막내가 일찍 일어나서 함께 아침을 같이 먹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나는 내 정원의 한 구석을
무한한 보물창고로 여긴다.
거기서 나는 금이 아니라,
금이 상징하는 가치를 캐낸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