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싶은 삶은 무엇인가?

엄마와 아내로 살아오며 잊고 지낸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

by 진그림

식단과 운동을 통해 몸을 돌보며, 저는 제 자신과 조금씩 가까워졌어요.

무심히 지나쳤던 배고픔과 피로의 신호, 위로받고 싶었던 마음의 속삭임들이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몸뿐 아니라,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할 시간이 왔다는 것을요.

중년의 저는 오랜 시간 ‘엄마’로, ‘아내’로 살아왔습니다. 주부로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돌보느라 정말 바빴어요. 파트타임으로 일도 하며 가정과 일 사이에서 저글링하듯 살아오다 보니, 어느새 20년이 훌쩍 지나 있더라고요. 엄마로 아내로 처음 살아보는 삶이 빡빡하고 버겁다보니 나 자신은 돌아볼 여유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강제로 멈춰선 시간에 들려온 마음의 질문들

코로나로 모든 것이 멈췄던 락다운 시기, 그 시간은 제게도 예외 없이 '강제 멈춤'을 안겨주었습니다.
세상은 고요해졌고, 그동안 분주했던 일상도 사라지자 바쁘다는 핑계로 묻어두었던 것들이 불쑥불쑥 제 안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했지?”“무엇을 하면 기뻤더라?”“어떤 삶을 살고 싶어?”“나의 인생 후반전이 어땠으면 좋겠어?”

무수히 떠오르는 질문 앞에서 저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늘 누군가를 먼저 챙기며 살아오다 보니, 너무 오랫동안 ‘나’를 방치하고 살아왔던 거죠.

저만치 구석에 찌그러져 있던 내면의 나에게 갑작스레 질문을 해대니, 놀라고 버벅이는 것도 당연했지요. 그때 처음 마음속 깊이 들려온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내가 나를 안 챙기면, 누가 챙기겠어?”

그때부터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제는 내 마음을 좀 챙기며 살아야겠다.’


일기 속에서 만난 내 마음

그렇게 마음을 돌보기로 결심한 저는, 먼저 지난날 써 두었던 일기장을 꺼내들었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그 안에는 그동안 제가 외면했던 ‘진짜 나’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슬픔과 분노, 안타까움, 외로움, 기쁨과 감사, 그리고 간간이 적어둔 희망과 소망들. 그 모든 감정은 저의 것이었고,지금껏 혼자서 꾹꾹 눌러 담아온 마음의 기록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마음에게 처음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참 열심히 살았네. 나.
수고 많았고, 애썼다 정말.
이젠 너의 말을 더 잘 들어줄게.
그리고 오롯이, 너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게.”

그렇게 저는 ‘ 나를 챙기고, 안아주는 시간’을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마음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되는 작은 팁

- 하루 5분, 마음 일기를 써보세요.

특별한 일이 없어도 좋습니다. 오늘 느꼈던 감정 하나, 기억에 남는 말 한마디만 적어도 괜찮아요. 일기는 제 마음이 제일 좋아하는 마음챙김입니다

- ‘나’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내 안의 감정에게 “아까 왜 그런 마음이 들었어?” “지금 네 마음이 어떤데? 그 얘기들을 때, 왜 속상했어?”하고 물어보는 습관을 들이면 마음과의 거리가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혼잣말을 하는 조금 이상한 습관이 생기긴 합니다만..


- 내가 좋아하던 것 하나를 다시 시작해보세요.

일기를 쓰거나 마음에게 질문을 하다가 깨닫게 된 오래전 즐기던 취미나, 해보고 싶었던 소소한 일이 있다면 지금의 ‘나’의 상황과 맞는 것을 골라서 한번 시도해 보세요. 심장박동수가 두둥~ 올라가고, 설레고, 기분이 좋아져요. 별거 아닌데도 나를 위해 하는 사소한 행동하나가 이렇게 만든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저는 새로운 펜을 사거나, 드로잉노트를 살 때, 좋아하는 잔에 커피내려서 한 잔 마실 때, 도서관에서 책 한보따리 빌려올 때, 산책하다가 발견한 예쁜 꽃, 이파리, 나무들 사진을 찍고 그림으로 그릴 때면 마음이 행복함으로 가득찹니다. 제 마음 챙기기가 이렇게 쉬운 수준인줄 알았으면 진작에 더 많이 챙길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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