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뒷마당엔 작은 텃밭이 하나 있다. 텃밭을 위해 거름도 직접 만든다. 낙엽, 잔디풀, 채소 껍질, 계란 껍질까지 싹싹 긁어모아 거름통에 넣는다. 한동안 가만히 두면 수분과 열기 덕분에 슬슬 발효가 시작되고, 미생물과 지렁이들이 파티를 열면서 아주 근사한 거름이 완성된다. 시간은 걸리지만, 기다린 만큼 질 좋은 흙이 된다.
어느 날 낙엽을 모아 넣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들도 낙엽처럼 쌓이고 있구나!’
말씀묵상도 퇴비 만들기와 닮았다. 오늘 읽은 말씀이 당장 내 삶에 번쩍 빛을 비추는 건 아니어도, 매일 한 줌씩 말씀을 마음 밭에 뿌리고, 기도와 묵상으로 물 주고, 삶 속에서 실천하며 햇볕을 쬐이면, 어느새 내 영혼에 기름진 거름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고, 쌓이고, 또 쌓여서...!
그 거름 위에 하나님이 심어주신 꽃과 열매들이 탐스럽게 자라나는 거다.
'아, 내 인생 텃밭을 풍성하게 만드는 일등 공신은 바로 이 말씀 퇴비였구나!'
게다가 하나님이 때맞춰 내려주시는 은혜의 비와 따스한 햇살까지 더해지면?
와, 생각만 해도 싱그러운 채소들이 가득한 텃밭이 짜잔~
오늘도 말씀 한 줌, 기도 한 스푼, 감사 한 방울!
한 켜 한 켜 쌓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