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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삶

by 진그림
묵상그림/ 반석위에 지은 집

지금껏 살면서 꽤나 큰 풍랑과 파도를 만난 몇몇 기억들이 떠 올랐다. 어린 나의 눈에는 너무나 큰 파도를 부모님이 온몸으로 맞는 것을 지켜보았고, 커서는 직접 맞으면서 파손과 손해는 있었지만 침몰하지 않고 지금껏 살아서 항해 중이다.


어릴 때 힘들어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우리 집 괜찮을까? 정말 걱정되고 무서웠다.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나는 훨씬 더 어린 두 동생들을 데리고 다른 방에서 다 같이 손잡고 기도했다. 정확한 기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하나님. 도와주세요! 였겠지.


어머니는 가끔씩 몰아치는 폭풍 앞에서 감당이 안되시면 기도원으로 떠나셨다. 엄마가 집을 떠나 안전하게 머물며 울고 기도하고 성경 읽을 수 있는 곳은 기도원밖에 없으셨다. 그곳은 엄마에겐 유일한 피난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씩 금식하시고 다시 돌아오셔서 일상을 살아가셨다. 다시 파도가 잠잠해졌고 엄마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 것에 대한 안도감과 , 엄마의 유쾌함이 서서히 회복되는 것을 보며 기뻐하던 기억이 난다.


결혼을 하고 남편과 함께 새로운 항해를 하는 설렘과 함께 나에게도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사이즈의 태풍이 몰아쳤고 배는 심하게 흔들렸다. 가지고 있던 양식도 줄고 물도 부족해서 정말 몸과 마음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아기를 재워놓고 그 옆에서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금요일 밤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철야기도회를 가서 목놓아 울었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나의 도움이 되실 분은 당신밖에 없다고 울고 매달렸다. 날마다 성경에서 나를 건져줄 밧줄과 희망의 빛을 발견하려고 마음을 다해 읽고 또 읽었다.


신기하게도 울음의 끝에서 나에게 떠오른 한 생각, 성경에서 발견한 한 구절, 한 구절들이 나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그 말씀을 붙잡고 일주일을 버틸 수 있었다. 하나님은 그렇게 서서히 내 삶에 자신의 성품과 뜻을 드러내셨고 나는 그분의 지도를 따라 서툴지만 진심으로 그 뜻에 따르는 법을 배워나갔다.


하나님은 폭풍가운데서 정말 나와 함께 계셨다. 우리 가족이 타고 있는 배를 보호해 주셨다 , 절망적 생각의 골짜기에서 헤매는 우리 부부를 지켜주셨고, 거대한 세상이 주장하는 교육풍토와 자녀 양육이라는 거대한 물살 속에서 휩쓸리지 않도록 붙들어 주셨다.


그래서 나는 이 말씀이 진짜로 믿어진다. 이 세상을 살면서 겪은 수많은 파도 속에서도 나와 내 가족을 살리신 말씀의 힘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것을 내게 보내주신 자녀들과 공동체에게 잘 전해주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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