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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하고 들어가지는 못하고 있는

문이 있나요

by 진그림
그림묵상/ 진그림

좁은문으로 들어간 선배들


모두가 왕의 음식을 먹을 때, 하나님 앞에서 깨끗한 삶을 지키기 위해 채식과 물만 먹기를 선택한 다니엘,


모든 사람이 금 신상에 절할 때, 하나님만 예배하기 위해 절하지 않기로 선택한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


시어머니 나오미를 떠나면 더 편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가족과 신앙을 위해 이방 땅에서의 힘든 삶을 선택한 룻,


세리로서 부정하게 모은 돈을 계속 가질 수도 있었지만, 예수를 만나고 자신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주기로 선택한 삭개오,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한 사실을 알고 조용히 끊으려 했지만,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여 그녀와 결혼하기로 선택한 요셉,


바쁘게 일하는 대신 예수님의 발치에서 말씀을 듣는 길을 선택했던 마리아,


자신의 땅을 팔아 교회를 위해 기부하며 혼자만의 안락한 삶보다 나눔의 길을 선택한 바나바...


딸아,
결국은 선택의 문제란다. 어디로 갈 것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좁은문(구원으로 데려가주는 하지만 불편하고 힘든 길로 들어가는)을 열고 들어가거라. 그 길이 생명의 길이기 때문이야.


어릴적 내가 떠올리는 좁은 문은 꼭 순교나 큰 희생을 하는 삶이라 여겼다. 그래서 좁은문은 나에게 멀고도 무담스러운 단어였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는, 일상에서 하나님을 의식하며 사소한 순간에도 바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되었다. 문제는 생각만하고 그 문을 선택하지 않을때가 많다는거. 좁은문은 어딘지 알고 있는데 여전히 문고리 잡고 들어가기가....좀 귀찮고 불편하고, 힘들다는.


예를들어,

동료들이 다들 눈감고 넘어가는 편법을 쓰지만, 혼자서 정직을 선택하는 직장인으로 사는것,

친구들 생일파티가는 대신, 하나님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겨 예배를 선택하는 어린이로 사는 것,

학교에서 왕따 당하는 친구를 못본척 않하고 따뜻하게 대하는 십대로 사는 것,

연로하신 부모님이 툭하면 엉뚱한 소리하시고, 사고치고 속을 끓이게 하는 형제나 친척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믿어주며 돌보는 자식으로, 형제으로 사는게 어디 쉬운일인가.


나는 과연

남들 다 그렇게 해, 대충해, 좀 적당히 살어.... 라는 삶을 마다하고 , 주어진 일상에서 굳이 불편함,수고스러움, 손해보는 것 같은 선택을 하는 사람인가?


오늘 내가 선택해 열고 들어간 문은 나를 어디로 데려가 줄까?


생각만하고 차마 발을 떼지 못하는, 망설이고만 있는 좁은문들이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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