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비스에 대한 짧은 단상
그리움을 남기고 싶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15년의 커리어를 보냈다.
아직도 모자라고 배울 것 투성이지만,
피드백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좋은 피드백을 제공해야 하는 것도 의무 중 하나 아닐까.)
피드백을 피할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가치 있는 피드백을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게다.
성실하게, 가치 있는 피드백을 하기 위해서,
정말 실무에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항상 강조하는 것은 구체성이다.
편한 UX를 만들 거예요.
친근한 서비스로 느껴지게 할 거예요.
이는 누구나 잡는 특별할 게 없는 목표다.
편한 UX를 만들기 위해
어떤 UI 구조를 만들어 놓고, 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유저 경험이 쌓이도록 할 거예요.
그 경험이 편함으로 이어질 거예요.
어떤 기능이 동작하기까지 클릭은 몇 번까지만 할 거예요.
프로세스를 몇 단계 이상 놓지 않을 거예요.
뎁스를 최대 몇 개까지만 둘 거예요.
이런 것들이 모여 편한 UX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문어체를 사용할 거예요.
한자어 합성어를 사용하지 않을 거예요.
외래어 표기를 따를 거예요.
특정한 표현을 반복할 거예요...
등등도 비슷하지 않을까.
목표를 정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방침을 정하고,
그 행동방침이 서비스에 녹아야 한다.
추상적인 목표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규칙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 서비스가 어떤 서비스가 되고 싶으냐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움을 남기는 서비스"가 되고 싶다고.
개인적인 삶의 목표 중 하나가
"그리움을 남기는 사람"이라서 일지도 모르지만,
이번 서비스의 목표는 "그리움을 남기는 서비스" 였으면 한다.
우리 서비스는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을 위한 서비스다.
어쩌면 고통스럽고, 다신 돌아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는,
취준기간을 함께하는 서비스다.
그럼에도,
인생의 가장 큰 노력을 하고,
인생의 가장 큰 어려움을 이겨내는 기간일 게다.
취준기간 동안 받은 피드백,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가장 성장할 수도 있는 그런 시간일 수도 있다.
그런 순간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아련한 그리움 정도는 남지 않을까.
아 취준 기간 중 나는 이런 노력을 했지,
이런 사람을 만나, 이런 이야기들을 나눴지.
그런 노력이 남아 있는 서비스,
그리움 속에 남아 있는 사람이 누구였는지,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는지 알 수 있는 서비스...
그런 서비스가 되길 바라는 건,
아직 욕심일까.
그래서 어떻게 그런 서비스를 만들어 낼 건데?
라고 마치 나처럼 잔인하게(?) 묻는다면,
딱히 대답할 말은 없다.
그리움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계획은,
정말 하나도 없다.
그렇게 대책 없이 바라기만 하는 것이다.
취준기간의 "그리움을 남기는 서비스"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