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기에 흐르는 핏물이 너를 생각케한다

스물아홉 봄 어느 날

by 스토리텔러

거울을 바라보며 면도를 하다가

면도기에 흐르는 핏물을 바라보며

문뜩 네 생각을 한다.


남자에게 면도란 피할 수 없는 것.

그래서 익숙해질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가끔은 그 날카로운 면도날에 베이는 것이다.

그런데 왜 네 생각이 나는 것일까.


어려서 사랑을 모를 때,

그 아픔도 잘 알 수 없었다.

베인 순간에 아픈 것이 아니라

지나 놓고야 비로소 아픈 것을 깨닫는다.


그 아픔을 안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너를 피할 수 없었던 것처럼

마치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또 여상스레 면도를 하고,

아마 사랑도 할 것이다.


또 모르는 사이에 상처가 생기고,

피가 한참을 흐르고 나서야

아픔을 깨달을 것이다.


ㅡ생각하면 얼마나 서툴렀던가.

여상스런 일에 어찌 그리도 많은 상처를 입었던가.



아픈 것을 깨달아도,

면도도 사랑도 멈출 수는 없겠죠?

나도,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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