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새해 복 얼마큼 받고 싶으세요?
많이 받고 싶다. 많이 아주 많이. 가만있어보자. 근데 '많이'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 다른 거잖아. 그럼 내가 생각하는 '많이'는 얼마만큼인 거야? 수치로 나타내는 게 가장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이 세상에 100이 끝이라면 난 100000... 만큼 받고 싶다. 끝을 너머 흐르고 흘러 넘 칠 만큼 받고 싶다. 욕심쟁이라고 하여도 좋다.
어차피 넘쳐흘러갈 것은 흘러가고 100이 담길 터이니.
끝이 100이 아니겠지만.
기다린 건 아니지만 올 것이 와버렸다. 2026년 새해가.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아서 마지막날도 그저 평범하게. 새해 첫날이었던 어제도 평소처럼 일어나고 행동했다. 물론 나도 모르게 아침 루틴에 좀 더 집중해서 한건 부정할 수가 없네. 혼자 사는 집에서 눈치 볼 것이 뭐가 있겠냐만은 괜히 머쓱-해져서 평소와 똑같았다 최면을 걸어본다.
딱히 엄청난 계획을 세운건 없다.
사실 있다. 마음속으로 몇 가지를 다짐한 게 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저 소박하게 몇 가지를 털어놓았을 뿐 디테일하게 세워둔 나의 계획을 공유하지 않았기에 세상 털털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난 생각보다 세심하고 디테일한 사람이란 것을. 어디까지나 스스로에게 한정된 이미지 이긴 하나 난 그런 사람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말이다.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속도와 행동으로 변화하려 한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는 무서운 농담을 피하고 싶어서는 아니다. 난 이렇게 할 거야 저렇게 할 거야 매년 외쳐보았지만 계획을 달성해도 나의 인생엔 큰 변화가 없었다. 물론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만족스러울 만큼의 변화는 아니었던 것 같다. 만족을 못하는 삶이 어쩌면 행복을 만끽하지 못하는 불행한 삶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맛있는 거 하나를 먹어도 행복을 느낄 줄 아는 나이기에 그런 걱정은 내려놓은 지 오래다. 사람은 시시때때로 변할 수도 있지. 지금의 나는 작은 것의 행복보단 큰 것에 행복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올해만이라도 말이다.
나는 나. 그대로이지만 나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변화할 환경에도 잘 적응할 것이고 해보지 못했던 것들에도 남몰래 도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혼자 꽁꽁-숨겨놓은 비밀처럼 계획들을 미세하게 실현시킬 것이다.
그리고 올 한 해가 끝나는 12월 마지막 날 주변을 한참 둘러보겠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멍-하니 생각에 빠져 오늘을 기억하고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회상하고 반성하겠지. 물론 반성보단 회상의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만, 어디 그게 내 맘처럼 쉬우랴.
2026년 첫 출석 도장 찍듯 써 내려간 글이 이거라니.
그래도 이 미세한 공간은 유일한 나의 대나무숲이니까. 미세하게 외쳤다 오늘도.
출석 완료!
새해 시작!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