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배우 원식

내년 생일선물

by 진작

연두색을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방 안을 둘러보면,

가장 많이 보이는 색상은 녹색 계열의 색들이다.




즐겨보는 채널 중 하나인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미모사'라는 게 나온 적이 있었다.

신경초라고도 불리는 이 식물은

신기하게도 잎을 건드리면 오므라든다.


단 한 번도 실제로 본 적은 없었다.

사실 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었던 것 같다.

식물을 키우는 취미가 없기에.


만약,

대화가 통하는 식물이 있다면

너무나도 키우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적은 있다.


하지만 움직이는 식물이라면?

말을 못 하더라도

말은 건넬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심지어 이 미모사 7-8월에 도 핀단다.

8월은 무명배우 생일이 있는 달.

공연이 끝나고 받았던 꽃다발만큼이나

의미 있는 선물을 받을 것 같았다.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꽃집을 멀리 하고 있을 무렵,

우연히 지나던 꽃집 앞에 TV에서 보던

미모사(신경초)가 있었다.


발길을 멈춰 한참 서서 구경하고 있는데,



"신경초라고도 하는 건데... 건드리면 움직여요.

살짝- 쓰다듬어봐요."


"네? 아... 네..."



슬쩍-

터치와 동시에 오므라드는 미모사를 보고

바로 말했다.



"주세요!!!"



키우는 방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듣고

냉큼 집으로 달려와 적응기를 위해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두었다.


드디어

TV에서만 보던 미모사를 키우게 되었다.


이틀째.

무명배우에게 미모사좋은 식물인 것 같다.

움직이니까 말을 걸게 된다.

물론 대답은 없다.

그래도 나는 말을 건넨다.


이게 참...

묘하게 연기 연습이 되는 것 같기도 하면서도...

가끔은 '내가 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무명배우인 나에게 미모사

친구이자,

훌륭한 연기파트너가 된 것이다.


내 친구는 내년 8월 나의 생일을 선물해줄 것이고,

매일 나와 대사를 주고받을 것이다.





to. 미모사에게...
안녕?
곧 너의 친구들이 올 거야.
스투키와 크루시아.
다 모이면,
공연 한편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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