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작 Nov 19. 2021

쿨 거래의 따뜻함

쿨 vs 쿨

올 겨울은 따뜻하길 바라며,

갖고 있던 패딩 몇 개를 중고마켓에 올렸다.

그중 하나가 오늘 팔렸다.



60대 이시라면서, 요즘 깜빡깜빡하신다며

일 끝나면 연락을 달라고 하셨다.


괜히 모를 측은함에

돈을 받지 않고 그냥 드릴까 하고 고민했다.


고민을 품고,

최종 거래 확인을 한 뒤,

집 근처 역 앞에서 만나 뵙기로 했다.




"어디세요?"


"여기 ○○시장 앞에 비상 깜빡이 켜놓고 있어요."




외제차 다.


편하게 돈 받아도 되겠구나.

하-

외제차에 사람을 그렇게 보면 안 되는 건데.


이미

세상에

너무나도

찐하고 검게 물들어버렸구나.




인상 좋은 아저씨는

하얀 강아지를 안고 계셨고,

나는 옆자리에 패딩을 살포시- 올려놨다.




"입어보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맞겠죠 뭐. 얼마 한다고. 허허-안 맞으면 버리죠 뭐."




아저씨는 쿨-하게 웃으시고는 돈을 건네주셨다.





"돈 한번 확인해보세요. 세어보셔야죠."


"맞겠죠 뭐. 하하-"





나는 쿨-하게 웃고는 인사를 드렸다.





이건 마치

쿨함의 결정체.


중고거래시장에 따뜻한 냉풍이 부는 것 같았다.






닫히는 문 사이로

손을 흔들고 인사를 했다.


"안녕히 가세요."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손을 흔든 건 강아지를 향한 인사였다는 걸-


작가의 이전글 간장게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