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출근했고 아이들도 등교했다.
현관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집 안에 고요가 찾아왔다. 이제부터 한 시간 온전히 나 혼자다.
겨울 동안 가질 수 없었던 시간이다.
어둡고 추웠다. 몸도 마음도 자꾸만 웅크려졌다.
나에게 아침은 사치였다.
잠에서 깨자마자 출근하기 바빴다.
요즘은 조금 다른 하루를 시작한다. 이상하게 한번 의식이 든 순간 다시 눕고 싶지 않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얼어붙은 마음도 사르르 녹는 중이다.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을 마시고 키보드에 손을 올린다. 타닥타닥, 글자가 새겨지는 소리. 냉장고 진동음 소리. 그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문장 하나가 완성될 때마다 의자가 나를 끌어당긴다. 조금만 더 있자고. 아쉽지만 내일의 만남으로 기약한다.
아직 시작되지 않은 하루가 조금 기다려진다.
오늘도 잘 살아보고 싶어졌다.
조금만 더 자야지. 오늘 말고 내일부터 하자.
그런 아침의 연속이었다. 이 시간을 누리기까지 수많은 좌절을 맛봤다. 자책만은 하지 말자고 다독였다.
이제 더 이상 핑계델 것도 없다. 금방이라도 이불속으로 파고들 추위도 깜깜한 어둠도 사라졌다. 밝은 햇살만 존재한다. 이제는 마음까지 녹여줄 간식과 자유를 맛볼 차례다.
지금 이 순간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내가 나에게 주는 하루의 방향을 선물할 시간.
오로지 나의 의지로 출발하는 아침.
출근 전 한 시간,
놓치고 싶지 않은 나만의 작은 세계
이 조용하고 따뜻한 시간 덕분에
오늘 하루를 살아낼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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