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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May 05. 2023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인생의 속도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무궁화호 기차 안이다. 얼마만의 기차여행인지. 부산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첫째가 학교 입학도 하기 전이었으니 무려 8년 만이다. 둘째는 기차를 탔던 기억조차 가물거리는 눈치다. 기차 속도만큼이나 세월도 속절없이 빠르게 흘러가버렸다. 두 번째 기차여행이 큰아이가 중등 입학 후가 될지는 몰랐으니까.  세월은 잠깐이데이라고 말씀하시는 시어머니. 나도 이제는  말을 몸소 실감하고 있는데 어머니는 오죽하시려.




빠른 속도로 세상을 향해 달리고 있는 기차 안에서는 바깥을 바라보지 않는 한 그 속도를 가늠하기쉽지 않. 저 멀리 하늘과 맞닿아 보이는 풍경 속의 산과 호수들은 그 웅장함을 뽐내고 있다. 넓디넓게 펼쳐지는 배경만큼이나 모든 걸 품어줄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것만 같다. 반면 창문 너머 바로 보이는 풍경 그림은 다르다. 나무들과 건물들이  숨 쉴 겨를도 없이 스쳐 지나가기 바쁘다. 눈인사는커녕 눈 깜짝할 새 없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  이것이 꼭 우리네들의 인생사 사람 사는 것과 같아 보인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생각의 관점이 달라진다.  멀리서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은 세상 여유로워 보인다. 마치 해야 할 숙제를  해놓은 처럼.



정작 나의 숙제는 밀리지 않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해야 할 것은 많시간이 없다는 핑계만 댄다. 아니 시간은 있지만 만들지를 못했겠지. 피곤하다는 이유로. 내 안의 하지 못할  이유찾느라 비한 시간들이 많다.  지나간 것에 대한 후회는 해봤자 소용이 없다. 또 다른 시간만을 낭비하게 될 뿐이다. 후회하는 시간 속에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알게 모르 다들 바쁘게 산다. 여유롭게 호수 위를 떠 다니는 백조들 같아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구보다  른 발길질로 헤엄을 친다. 속에서의 우리들은 헤엄치지 않으면 가라앉는다. 발을 움직이든 동을 하든 뭐라도 해야 가라앉지 않고 현재를  유지할 수 있다. 멀리서 바라보는 들의 삶은 그 세밀한 속사정까지는 알 수 없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불평한다.  공한 사람들이 일궈낸 좋은  보고 싶은 것 결과만을 보고 저 부럽만 느껴진다. 다 알지도 못하면서. 겪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세월의 속도는 나이와 비례한다고 한다. 가는 세월은 붙잡을 수 없으나 허송세월만큼은 보내고 싶지 않다. 놀고 싶을 때 놀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싶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마흔이 넘어 글을 쓰게 될  누가 알았겠나. 지금도 이 길이 맞나라는 적고 있으면서도 의구심이 들 때도 있지만 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맞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들이미는 추진력도 필요한 것 같다.  어떻게 해라는 부정의 기운 따위는 쓰면서 없앤다.  급하게 쫒는다고  쫓아지지 않고 세상 느긋하게 마음먹고 싶어도 편하게 쉴 수 없을 때가 있다.




현재 내가 할  있는 것을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어야 다른 이들의 호화스러운 삶을 보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뚝심이 생긴다. 비바람 몰아치고 돌풍이 불어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해본다. 길을 가다 추우면 옷 하나 더 걸치고 더우면 벗을 수 있는 당연한 것 같지만 그 당연한 걸 바로 인식하지 못할 수가 있다. 그것을 인식하기 위해 독서를 한다. 아무도 이야기해 주지 않는 걸 조금이라도 알기 위해. 읽기만 했더니 크게 변하는 것이 없어 쓰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걸 가질 순 없지만 마음만큼은 풍족하길 바란다. 잡는다고 잡히지 않는 걷잡을 수 없는 세월 속에  잠깐의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방법은 해야만 하는 일속에 하고 싶은 일을 꾸역꾸역 밀어 넣는 것. 그렇게라도 인생의 속도를 조절하고 싶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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