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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Oct 13. 2023

딱지를 뗐다


거실 한쪽 을 지나다 한 눈을 판사이 실내자전거 페달에 무릎이 찍혔다. 악! 아파라  순식간에 무릎에 피가 맺혔다. 아이고 이런 칠칠치 못하다. 그러려고 그랬나 모든 건 한 순간다.


그러고 몇 주가 지났다. 딱지가 손에 걸린다. 이미 반은 어디로 갔는지 날아가고 없다. 그리고 떨어질랑 말랑한 조그맣게 겨우 매달려있는 딱지는 손으로 직접 살살 힘을 주어 흔들었. 딱지를 뗐다. 그렇게 한 순간의 아픔은 시간이 지나 또 한차례 아물어 맺음을 지었다.


몇 달이  매번 생각나는 건 아니지만 잠시 그때 그랬지. 맞아 조심해야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문 상처에 언제 그랬냐는 듯 아픔은 사라졌지만 크고 작은 눈에 보일 듯 말듯한 상처가 기억으로 흔적으로 남게 된다. 시간이 지나 처의 자국마저 사라질지언정 그 기억까지는 아주 사라지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당장 생각이 나지 않을 뿐이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기 전부터 아프면 어떡하지. 걱정부터 앞서고 맞으면 나을까라는 의심도 하게 된다. 나으려고 하는 치료에 의심부터 하게 되면 는 일도 안된다. 큰 용기 내어 맞아야 오늘 하루 몸이 편안함을 느낀다. 침을 맞으면 찔린 자국에 알게 모르게 미세한 상처가 남는다.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얕은 딱지로 간지러움을 느낀다. 맞기 전의 두려움과 찌를 때 순간적인 아픔을 겪어내야 몸이 낫는다. 낫기 위해 아파야 하는 과정이 마치 한 편의 글을 내어놓는 여정과 같다.


글을 내어놓기까지 머리를 쥐어뜯는 고통(?)이 따른다. 걱정 또한 태산이다. 글을 쓰기 전부터 써도 될까 이게 맞는 걸까부터 시작된다. 오늘 써낼 글을 완성하면 마음에 평온이 찾아온다. 쓰는 과정 동안 스스로에게 내는 작은 불신의 상처를 담고만 있다면 더 문들어질 뿐이. 드러내놔야 공기가 통한다. 내어놓아 더 아플 때도 있겠지만 멈추게 된다면 글을 써낸  이상의 기쁨 또한 가지지 못한다.






받고 싶은 상처는 아무것도 없다. 살다 보면 타인에게 받는 상처 그리고 본의 아니게 스스로에게 주는 자책의 상처까지도 생기게 된다. 그리고 또다시 딱지가 앉고 떨어지게 마련이다. 딱지가 앉으면 그나마 시간이 지났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아픔과 슬픔 모두 딱지와 같이 떨어져나가길. 그 과정 속에서 조금 더 단단해지길 바라본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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