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그렇게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그저 온전히 쉬지못하는 연휴정도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른이 된 걸까. 아님 갈수록 더 철딱서니 없는 며느리가 된 걸까. 생전 한 번도 보지 못한 조상님 차례 준비가 분주하다. 평소 내 자식입에 들어가는 음식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데(잘한 건 없습니다만)그 어느 누구의 조상님 드실 명목으로 평소 먹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음식 만들기를 보조한다.(굽는 건남편과 어머님이하시기에)나는 할 말이 없다. 그저 매사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시는 어머님이시기에 명절 전과 당일날 시간 내어 음식 보조를 한다는 것이 나의 입장으로선 조상님 잘 챙겨드리는 것보다 어머니 한번 더 보고일손 조금 거드는게 다다. 사실 이조차도 탐탁지 않게 받아들인다면 한도 끝도 없다.
이런 생각은매년 했지만 어디에도 말할 곳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일 년에 겨우 손꼽힐 정도로 보는 아버님 동생. 들이지만 그 와중에 한분은 내가 결혼하기 전부터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본인 어머님이 돌아가신 이후론 본 적도 없다.
나의 시어머니는 아무 잘못이 없다. 그저 며느리로서 제 할 일을 다했다. 그것이 이제는 너무 당연하다는 인식이 잘못 아니 그냥 박힌 것밖에는. 딸 셋인 우리 친정엄마도 차례를 지내기 위해 이젠 그 누구 오는 이하나 없지만 명절이 오기 몇 주 전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곤 하셨다.
대한민국은 명절이 돌아올 때마다 들썩인다. 너무 크게 갔나. 오죽하면 명절 이후 이혼율이 급증할까. 혼자 보내기도. 부부끼리 보내는 사람도. 온갖 음식과 차례를 준비하며끊이지 않는 손님맞이에 아직도 휘청이는 며느리들이 많다. 이제는 꽤나 많이 바뀌어주위에 해외나 국내여행을 떠나는 가정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여기서 이게 맞다. 저게 맞다가 있을까.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틀린 거고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해 다툼이 일어난다. 원래 그렇게 해온 것이다. 그 원래는 어디서 나온 건지 말한 장본인도 시원하게 납득이 갈 정도로 해명하기전 호통을 치지않으면 다행인건가. 그냥 그런 거니까 해야 되는 거다. 어느 글을 보니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안 계시니 모든 게 평안해지며 더 이상 불란이 없단다. 씁쓸하지않을 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 다 같이 모임으로서 더 행복해져야 할 가족들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모여 무표정으로 전만 구워대는 게 맞는 건지 의문스러운 명절이 또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