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올릴까 말까 늘 고민을 한다. 사진을 찍는 그 순간만큼은 정말 흡족해서 찍은 게 분명한데 돌아서면 내가 아닌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게 된다.
맥주 자체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그럼에도 생으로 술만 마실순 없으니 최대한 간단한 안주를 선호한다. 그리고 흔하디 흔한 물밥.(냉보리차를 부으면 더 맛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취향이다. 만인이 좋아하는 음식이 있고 각자의 독특한 개성이 담긴 메뉴가 있다. 이미 부른 배이지만 물밥 한입 머금은 후 숯불구이 쥐포하나 떼어내어 고추장 한번 마요네즈 한번 찍어 질겅 씹어먹는 순간만큼은 놓칠 수 없다.
(며칠 전 맥주를 마시고 뚜둥한 배를 두드리며 아주 흡족하게 이 글을 써 내려갔었다.)
이미 다이어트에 틀어진 지 오래다. 매일 만보인증을 남김으로 다이어트 따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안일했다. 최악의 습관으로 퇴근만 하면 다시 마트로 출근도장을 찍었다. 이제 그 시각, 내가 가지 않으면 궁금해하실 것만 같다.
더군다나 추석연휴동안 입맛이 트여 계속 열린 입을 유지 중이다. 분명 한 달 전만 해도 앞자리가 바뀌니 마니 나름 들떠있었는데 현재 몸무게와 뱃살이 고공행진 중이다. 매일 걷기라도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입던 옷이 맞지 않아 새로운 옷을 주문하는 설렘을 만끽할 뻔 했다. 스판없는 직장유니폼은 매일 앉았다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일상에 걸림돌이 된지도 꽤 되었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지만 금주는 오늘부터다.
마음먹은 당일부터 치킨을 시키는 정말 의리 있는(?) 남편이다. 하필 오늘이 불금이었다니. 치킨을 꾸역꾸역 입속으로 밀어 넣었다. 탄산과 취기가 없어 많이 허전했지만 잘 싸웠다. 아니 잘 먹었다. 원래 먹는 음식에 알코올만 들어가지 않았다. 분명 먹었는데 먹은 것 같지가 않다. 금주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처음인 것 같다. 그래 이렇게다시 시작하는 거다. 시작이 반이라 했다. 그냥 마음을 먹은 것과 공개선언은 확연히 다름을. 또 다른 동기부여를 안겨줄거라 믿는다. 꼴랑 하루가 넘어가는 이 시점에 혼자 자화자찬 쓰담하다 어깨가 닳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