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님이반짝 Oct 25. 2023

간식으로 매일 과일주는 직장


아침을 먹지 않고 출근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일찍 일어나는 날은 가끔 빵조각이나 커피를 마시고 출근을 한다. 늦은 밤 배고픔에 못 이겨 참았다가 겨우 눈을 붙이는 날 아침만 돼 봐라 내 당장 라면을 끓여 먹을 테다라고 선포한다. 의욕만 앞서 먹은 날은 손꼽히지만 이내 더부룩한 속사정으로 인해 다음부터 라면 먹고 출 하지 않겠다며 혼자 단정 짓기도 다. 그래서 거의 굶고 나온다. 아침부터 배부르게 먹고 싶은 마음은 없다. 간단하게라도 요기하고 나와야 되는데 어느 순간 밥보다 잠이 더 고픈날이 늘어나버려 더 이상의 고민거리도 되지 않았다. 다른 곳에 더 눈독을 두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도 의심이 된다. 그런 의도(?) 내심 기대를 하며 집을 서는 날도 적지 않다. 오전 11시쯤 나오는 간식 때문이다.







간식으로 매일 과일을 주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 그게 뭐 별 대수라고. 대수다. 사람이 그렇다. 아니 내가 그럴 지도. 의가 당연히 될 수가 있다. 매일의 루틴처럼.  최소 당연하다는 마음을 갖지 않기 위해 애씀과 달리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 버려 은근히 다려지는 간식타임이 되었. 러니 좀 있으면 어차피 과일을 먹게 될 테니 굳이 아침을 챙겨 먹는 수고로움을 자연스럽게 덜게 되었다.



지금도 늘 그렇듯 준비해 주시는 실장님의 정성에 감사한 마음은 한결같다. 과일컵을 내어주시니 '감사합니다'라며 이젠 무의식적으로 말이 나오며 눈보다 앞서가는 손이 때론 민망할때도 있다. 원장님이 매일같이 과일을 찾으시니 준할 수밖에 없다.(가족이 운영하는 의원이기에 가능할지도) 겸사 직원들까지 챙겨주신다. 그래도 그런 마음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 먹을 과일을 이곳에 다니면서 다 먹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준비해 주시는 정성에 남길 수도 없다. 본인만의 할당량이 늘 있다. 개인컵에 가져다주시기도 하며 탕전실에 여유분의 다른 간식까지 늘 대기 중이다. 여름엔 수박 겨울엔 귤  오후엔 가끔 단호박 전과 찐 고구마 감자까지 배가 꺼지려가 없다.






식 전과일이 몸에 좋다고 한다. 8년째 식 전 과일을 먹고 있다. 실장님의 넓은 오지랖이 때론 부담이 될때도 있지만 그 오지랖의 다른 이유 때문 에라도 지금껏 이곳을  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을 한 대가로 마땅히 받아야 할 월급과는 다르다. 한 달에 한번 스쳐 지나가는 액을 보는 기쁨과 슬픔이 공존한다. 그와 또 다른 이유로 출근을 다. 직장에서 먹는 과일의 의미는 에너 더불어 정이다. 결코 당연하지 않은 매일의 소소한 감사함으로 오늘도 힘내서 움직여본다.










사진출처: 햇님이반짝 갤러리


작가의 이전글 1400원에 마음이 씁쓸해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