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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Nov 13. 2023

겨울엔 온기가 다다

다시 백지장이 되었다. 그렇게 할 말이 많을 것같이 시동을 걸다가도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특히나 노트북으로 글을 쓰려니 더 써지지 않는 것 같다. 평일날 글을 쓸 때에는 주로 폰으로 끄적인다. 일하다가 생각나면 끄적, 조용할 때 끄적, 점심시간 때 끄적, 쉬는 날도 내 사랑 블루투스키보드를 연결해 노상 폰으로 깨알같이 끄적이다 보니 시야가 좁아졌다. 노트북으로 쓰는 것이 익숙하지가 않다. 그래도 가끔 넓디넓은 직사각형 화면을 열고 싶을 때가 있다. 타닥타닥 무언가 열정을 쏟아 붓는 포스를 기고 싶을 때. 폰만 본다고 낙인찍히고 싶지 않을 때. 집안일을 미뤄놓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듯이 그 색을 품어낸다.(중요한 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 여기까지 적고 나서 물을 끓였다. 정수기가 있지만 서늘한 공기가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컵에서 손으로 그리고 이 글을 마무리 할 수 있겠다는 마음까지 동했다. 그 온기하나로.






그렇게 무더웠 여름날 행여 얼음이 떨어질세라 냉동실문이 붙어있는 게 다행스러울 정도로 가열차 열고 닫았다. 뜨거운 열기를 식히기 바빴던 날도 잠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거실 깊숙이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 듯 냉랭한 기운이 감돈다.



오늘처럼 매서운 바람이 불면 절로 생각나는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뜨끈한 보리차다. 그의 친구 결명차와 옥수수까지 힘을 보태면 겨울대비 천하무적이 따로 없다. 이럴 때만큼은 그렇게 무거웠던 엉덩이도 조금 부지런을 떨어본다. 냄비로 팔팔 끓이다 보면 어느새 구수한 보리향이 집안을 감싼다. 난방비도 아낄겸 훈훈함은 덤이요. 단전부터 데워져 오는 기운이 마음까지 사르르 녹여준다. 차디찬 컵에 따끈한 보리차 한 잔 따라주면 그 어느 핫팩보다도 진하다. 따뜻하게 데워진 컵에 남편 한 잔주고 굳이 찾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진한 향기와 맛을 보여준다. 너도 나도 다 아는  흔한 감성 구수한 보리차가 좋다. 올 겨울 유독 더 찾게 될 것 같다. 






예쁜 가을 옷 뽐낼 겨를도 없이 훅 치고 들어온 겨울이 왔다. 겨울내내 몸과 마음도 따뜻함으로 유지해야 한다. 겨울은 차갑지만 온기힘을 믿는다. 가만히 있어도 겨울바람은 이내 온몸을 뒤흔들고 마음까지 꽁꽁 얼게 만든다. 안 그래도 외로운데 일부러 날선말로 상처 줄 필요 없다. 한마디를 건네더라도 따스함으로 전달한다. 겨울엔 온기가 다다.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따뜻한 보리차로
 겨울 나시길 바래요♡









사진출처: 제목 픽사베이, 햇님이반짝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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