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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로 May 14. 2024

왜 아는 사람에게 글을 보여주기 싫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내 글을 주변 사람들에게 숨기는 편에 속한다. 브런치 작가로 승인받은 건 알렸지만 내가 어떤 필명으로 어떤 글을 쓰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쏟아지는 질문에 그냥 부끄럽다 이야기하곤 하지만 좀 더 정확한 이유를 따지자면, 내 글이 나라는 사람을 거쳐 읽히는 게 싫다. 나는 제법 우울하고 또 연약해서 많은 사람들이 주변 많은 사람들이 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사고를 치고 다닌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살충동과 자해충동,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시기를 지금도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이겨내고 있기 때문에, 내 글이 내 안에서 나왔다는 걸 알려주는 게 두렵기도 한 거 같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끄럽지 않다. 하지만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가치관을 가졌어요. 그래서 이런 글을 적어요.라고 소개하는 것은 부끄럽다.


홀로 안정적으로 서있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나의 글마저 불안정하게 읽힐 거 같아 글을 숨기고 있다.


다른 작가님들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글을 알리는 것이 부끄럽지는 않은지, 또 글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글감은 어떻게 마련하고 퇴고의 과정은 얼마나 거치는지. 이런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까이서 나누고 소통할 창구가 마련되어 있다면 좋을 거 같은데, 부끄러움이 많은 나는 댓글도 아주 가끔 용기 내어 다는 것이 전부다.


그래도 숨겨진 많은 작가님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고, 라이킷을 통해 내 글이 좋았다는 칭찬과 응원을 받는 느낌도 느껴져 글을 쓰는 것이 즐겁다. 많은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더 부지런한 내가 되어 더 이상 글을 보여주는 게 부끄럽지 않은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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