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아프다. 몇 번 스트레칭해주면 나을 줄 알았는데 찌르르하게 아픈 건 변함이 없다.
어제 일들을 가만히 누워 떠올렸다. 이상하게 불안했다. 지금 나는 심하게 감정적이고 해결책도 없는 걸 알면서도 계속 눈물이 나왔고 그걸 숨길 생각이 없었던 거 같다.
결국 화가 나게 만들고서야 내 고집은 한 풀 꺾였다. 상황을 이렇게 만들고 싶은 건 아니었는데. 나를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불안 덩어리에 어찌할 수 없는 일들에 무서움을 느끼는 내가 싫다. 현재에 집중하는 법을 모르겠다.
내가 그럼 그렇지. 무기력한 생각들을 계속 흘려보냈다. 약을 다 꺼내어 먹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100알은
족히 넘어가는 약을 다 먹을 자신이 없었고, 좋지 않은 선택 같아서 그저 누워 있었다. 대신 단식 타이머를 켜고 무언가를 먹지 않아야겠다 다짐했다. 스스로를 벌주는 방법이 다채롭다 생각하다가 이것도 멍청한 생각 같아 그만뒀다.
현재를 소중히 하면 좋으련만. 어쩌면 내가 걱정하는 미래는 내가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잘 쉬어지지 않는 숨에 약을 두어 개 털어먹었다. 내게 주어진 일들 중 단 한 가지도 하고 싶지 않다. 스위스에 안락사 캡슐이 있다던데. 나는 영락없는 아빠 딸이구나 혼자 킥킥 웃었다. 그저 자다 조용히 떠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