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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Feb 06. 2024

크리스 버든 Chris Burden

끊임없는 경계 탈피로 온리원이 되자

 

“자신의 직관을 믿는 일은 정규교육을 통해 배우는 것과 정반대되는 일이다.”      



 교육은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 교육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학교 교육은 인간이 가장 기본적으로 사회적 인간으로써 살아가기 위한 것 들을 배우는 기본적인 과정이다. 사회에 적응해 나가기 위핸 최소한의 객관적인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인생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더 깊이 있고, 나에게 맞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주관적 지식들을 배울 수 있게 된다. 경험을 통해 내 몸으로 체험되어 체득된 지식만이 진정한 나의 것이 될 수 있다. 

수많은 경험과 체험에 의해서 발달하는 것이 직관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남들과는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고, 개인에게 내재 된 독창성과 잠재력을 끌어 낼 수 있게 된다.               



Urban Light/Chris Burden/2008/ 5905 Wilshire Boulevard, Los Angeles, United States/26.5 x 57 x 58.5 ft/ Sculpture, Public artAssemblage    



머리로만 한 이성적인 공부로는 직관을 발달시키기 어렵다.      

크리스 버든은 초기 웨스트코스트 퍼포먼스 예술가이다. 그는 설치미술가, 신체미술가로 개념미술사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였다. 자신의 몸에 위험과 고통을 주는 퍼포먼스로 이름을 알렸고, 파격적이고 위험하고 잔혹한 퍼포먼스로 악명 높았던 작가이다. TV쇼에 갑자기 나타나 위험한 행위를 하거나 실제 총을 자신의 신체에 쏘는 등 미술이라 말 할 수 없는 충격적인 시도를 많이 하였고, 혹평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행위를 통하여 미술에서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고, 미술의 개념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였고 탈피하려 했다. 그는 많은 지탄을 받은 미술가 였지만 우리는 미술의 개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또 미술이 놓여 있는 현재의 경계를 계속 부수고자 했던 그의 생각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원래 물리학에 흥미가 많은 건축학도였던 버든은 1980년대에 이런 행위예술을 그만두고, 권위체제와 다양한 공학을 탐구하는 조각작품과 설치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참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잔혹한 미술가의 대표적인 한 작품은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마 이것이 미술작품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LA여행을 가봤거나, 영화 라라랜드를 본 독자라면 버든이 만든 조각품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Urban Light>는 버든이 만든 1920년대와 1930년대의 복원된 빈티지 가로등 기둥 202개를 조립한 조각품이다. 가로등 기둥은 주철로 만들어졌으며 높이는 20~30피트이다. 로스앤젤레스의 중심을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는 Wilshire Blvd에 조각품을 배치함으로써 보도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입구는 매우 매력적이고 눈에 띄는 공공 미술품이 되었다. 


2008년 설치 이후 <Urban Light>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랜드마크로써 공공 예술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비평가들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이 작품의 인기를 최고로 꼽았다.

이곳은 매일 수많은 방문객과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영화, 이벤트, 심지어 결혼사진의 배경장소로도 손꼽히는 곳이 되었다. 공공 예술 조각품에는 황혼부터 새벽까지의 태양열 조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LA를 방문하는 여행객이라면 꼭 들러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 곳이 되었다.    

  

크리스 버든의 <Urban Light>가 있는 아름다운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는 사막이다. 버든이 강조했던 경계 탈피를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사막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길이 나 있지 않는 사막은 답이 없는 인생과도 같고, 정해져 있는 길이 아닌 내가 만들어 가는 길이기에 내가 잘하지 못해도 남과 비교당하지 않는다. 설사 길을 잘못 들어섰어도, 실수했다 할지라도 평가받지 않고 그 길 그대로 나의 길이 되기에 마음이 편하다. 새로운 길은 나 혼자 가는 길이라서 내가 주인이 될 수 있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비교 받지 않는 길이라서 좋다. 누구의 간섭도 받을 필요가 없다. 

하루종일 내리쬐는 태양에서 결핍을 경험할 수 있고, 그러기에 오아시스의 물이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 이 여행길에서 나와 같은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을 만났을 때 더 반갑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친구가 될 수 있다.

혹독한 열기와 춥디추운 밤을 견디고 모래바람이 지나며 나의 살갗은 더 두터워지고 군살도 배긴다. 그럴수록 나도 더 강인해진다. 내가 걷고 싶을 때 걷다가 지치면 또 쉬어 가면 된다. 나의 페이스에 맞추어서 말이다. 


이어령 선생님께서 어디선가 하신 말씀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마라톤에서 360명이 뛰면 1등과 360등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길에서 이탈해 각자의 길을 가면 그 길에선 only one이 된다."라고 말씀하셨다. 남들 다 가는 길이 아닌,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나의 길을 가라는 것이다. 사막을 걷는 길은 이러한 길이다. 

유목민처럼 사막의 길을 걷듯, 그렇게 나의 직관을 믿으며, 나만의 전용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생을 살아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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