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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완 Jan 07. 2023

살아남고도 남을 존재들

우리 모두 살아남을 존재들 9

 사막은 영어로 desert, 어원은 라틴어로 ‘버려진 땅’을 의미하는 desertum이다. 이름의 의미대로 연 강수량은 약 250mm 채 되지 않는데, 심지어 증발량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보통 사막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으레 황폐함과 죽음을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극한의 서식지에서 여전히 여러 생물이 숨 쉬며 살아간다. 이들 모두 저마다의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거나 진화하면서 생존해왔다.


 사막의 식물들은 대부분 잎은 바늘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표피가 상당히 두껍게 진화되었다. 체내의 수분을 최대한으로 저장하기 위함이다.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낙타의 경우, 낙타의 털은 햇빛을 반사하는 기능을 하며, 다리에 소변을 묻히면서 체온을 떨어뜨린다.


 이들은 자신들이 사는 땅, 사막을 인간들이 버려진 땅이라고 부르는 것을 모른다. 각종 문학작품에서 사막을 ‘죽음의 땅’, ‘감옥’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지 못한다. 자신이 뿌리내리기로 결정한 땅에서 살아남는 데 전력을 다할 뿐이다. 사실 사막만큼 생명의 향기가 짙은 곳도 없다.


  사막의 동식물에게서 배운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이 희망 없다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누군가 보기에는 그야말로 사막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살아가고자 마음먹는다면, 도망치지 않는다면 우린 우리를 진화해서라도 살아남을 것이다. 말 못하는 동식물이 하는데 하물며 인간이 내재한 기지를 발휘하지 못하겠는가. 그렇게 가다 보면, 언젠가 오아시스를 발견할 날이 올 것이다. 물의 간절함을 알게 되었으니 오아시스를 만났을 때 단순히 갈증 해소만 하지 않을 것이다. 감사함과 감격을 느끼겠지. 마침내 이루고자 했던 것이 성취되었을 때 만났던 위기를 회상하며 더욱 감사하지 않을까. 그 순간을 마음에 새기고 다시 만날 오아시스를 그리면서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그러니까 당신과 나, 모두 쉽게 죽지 않으리라. 살아남고도 남으리라.


*사막의 어원, 동식물과 관련한 상식은 네이버 두산백과의 자료와 블로그 등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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