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
지금부터 내가 브런치에 글을 씀으로 인해서 겪은 출간과 관련한 놀라운 스토리를 풀어보려 한다.
하루아침에 브런치에 쓴 네 번째 글이 깜짝 오름을 했다. 블로그에 글을 쓰던 내가 브런치작가에 도전하고 글을 쓴 지 고작 1~2주 사이의 일이었다. 18만 뷰라는 숫자가 얼마나 큰 숫자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로서는 단 네개의 글로 이룬 굉장한 성과였다.
글을 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조회수에 일희일비하게 된다. 만일 나에게 조회수가 큰 의미가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지만,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라고 답할 것이다.
경험상 노출이 되고 조회수가 높아지면 분명 더 좋은 기회를 얻을 확률이 올라간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조회수에만 연연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맨 처음 조회수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여기저기 메인에 글이 걸릴 때만 해도 한 번쯤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진짜 놀라운 일은 그다음부터였다. 첫 번째 신기한 경험은 KBS PD님으로부터 달린 댓글이었다.
6/23부터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6/30일에 인터뷰 요청이 왔다. 딱 일주일만의 일이었다.
글과 관련한 섭외 문의였다. 고시원 관련 특별 다큐를 준비 중인데 내 글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를 직접 인터뷰하고 싶다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내 글 속의 캐릭터가 그만큼 입체적이고 흥미로웠다는 반증이었다. 나는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고시원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 번째 연락은 출판사의 댓글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브런치에 별도 이메일이나 연락처를 공개해두지 않았다.
출판사의 댓글이라니. 설마 출간 제안을 하려는 것인가? 그렇다고 하기에는 아직 연재한 글이 몇 개 되지도 않는데. 설마 아니겠지?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결과는? 그렇다. 나조차도 믿기 어려운 생에 첫 출간 제안이었다!
세 번째 연락 역시 또 다른 출판사의 출간 제안이었다. (첫 번째 두 번째 사건을 겪으며 혹시 몰라 브런치 제안하기 기능에 이메일을 공개해 둔 터였다. 혹시 제안하기 활성화 안 해 두신 작가님들 있으시다면 꼭 연락처 공개해 두세요!)
심지어 한국경제신문 출판사라니! 이 놀라운 제안에 나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오리지널스, 싱크 어게인은 누구나 알만한 초대형 베스트셀러였고 내가 좋아하는 책이기도 했다. 이런 대형 출판사에서 나에게 연락을 주다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일이었다.
그렇게 나는 단 네 개의 글로 연달아 세 건의 제안을 받았다. 어안이 벙벙했고 솔직히 믿기지가 않았다. 한동안은 큰 고민에 빠졌다. 솔직히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책 출간'을 목표로 둔 적도, 스스로 그런 쓸만한 재능이 있다고 여겨 본 적도 없었다. 그저 갑자기 쏟아지는 제안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때! 불현듯 약 10년 전 일이 번개처럼 떠올랐다. 무심히 흘려보낸 작은 기회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이었다. 네이버 블로그가 막 떠오르던 시절 개인 일기장처럼 사용하던 블로그가 있었다. 나는 그 쯤 결혼식을 올리고 '파리 신혼 여행기'를 포스팅했었더랬다.
그런데 그 글이 네이버 메인에 걸리고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파리 현지에서 생생한 감정을 담아 실시간으로 올렸던 일기와 같은 기록이었는데, 한국으로 돌아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핸드폰에 불이 나 있었다.(마치 평소와 다름없이 요가를 마치고 나왔는데, 조회수가 난리 난 브런치 글처럼 말이다)
훗날 네이버 블로그가 점점 성장하고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는 걸 지켜보며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 내가 만일 그때 그 일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계속해서 글쓰기를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 혹시 여행작가가 되거나, 여행 인플루언서가 되어 여행 유튜브를 운영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진 않았을까?
10년 동안 잊고 지냈던 그 사건이 마침 어떻게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또다시 허망하게 기회를 흘려보내지는 말아야겠다는 직감을 하며 두 곳의 출판사와 미팅 일정을 잡았다.
지난번 연재 글에서 고시원 원장의 이야기가 이토록 사랑을 받아 출간까지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올렸었다. 몇몇 친절한 이웃작가님들께서(독자님이기도 한) 이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올려주셔서 소개해본다.(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몽 작가님
"소재랑 제목이 좋아 보였어요!"
@가리영 작가님
“재미있고 실감 나는 글이었어요!"
@김달래 작가님
“소재와 경험이 중요하네요!"
@나예스 작가님
“흡인력이 있네요!"
좋은 소재와 제목, 실감 나고 흡인력 있는 글이라는 기분 좋은 의견을 남겨주신 친애하는 작가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고시원이라는 소재 자체가 사실 유니크했다는 것이 가장 큰 몫을 한 것 같다. 한 번쯤 들어는 보았지만, 자세하게 알기는 어려운 소재.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사실 초기에는 고시원이라는 소재가 독특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원래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말이 있듯이 자기 자신에게는 너무 일상적인 일이라서 그 특별함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혹시 글감을 찾고 있는 분들은 먼저 자신의 일상에서 반짝이는 것이 무엇인지 두 눈 크게 뜨고 찾아보시길 바란다.
두 번째로는 눈길을 끄는 제목. 맞다 제목. 이것은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기도 하다. 혼자 일기장에 쓰는 것이 아니라면 어차피 누군가에게는 읽혀야 할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조금은 자극적이고 궁금증을 유발하고 클릭해보고 싶은 제목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름만으로 클릭을 부르는 작가라면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예를 들면, 내가 연재했던 글의 제목에는 다양한 키워드들이 들어있다. 연봉 1억, 대기업, 고시원, 몽클레어와 롤렉스, 2평짜리 공간, 35만 원짜리 고시원, 월 천만 원, 퇴사 등등.
사람들이 한 번쯤 눈길을 줄만한 키워드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반전과 대비를 많이 고민했다. 물론 좀 더 우아함을 떨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나는 그보다 사람들에게 한 번 더 읽히는 것을 택했다.(언젠간 내 이름 석자만으로 읽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세 번째는 생생하고 실감 나는 글쓰기 방식이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쓴 것에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본래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것도, 많이 써본 적도 없었기에 애초에 대단한 스킬이 있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다만 정말 내가 경험한 것을 누군가에게 들려주듯이 실감 나게 쓰려고 했고,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다. 나로서는 그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천만다행으로 그 부분을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초보 작가의 싱싱함으로 너그러이 이해해 주신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연재를 하는 동안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다,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기도 하였는데 그런 후기들은 초보 작가에게 큰 힘이 되어 글 쓰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만일 나는 글쓰기에 아직 대단한 스킬이 없다고 느낀다면? 친한 친구에게 혹은 내 아이에게 정말 신나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생각하고 말하듯이 써보면 어떨까?
속속들이 도착인증 + 후기들이 도착하고 있어요!
혹시 펀딩에 참여하신 브런치 독자님들이 계시다면
소식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저께는 가족들과 함께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방문하여 기념샷도 한 번 찍어보았습니다. 7살 난 아들이 이제 엄마를 작가님!이라고 불러준다고 하네요.
-> 자세한 후기는 블로그에
https://m.blog.naver.com/ddam_mom/223625576277
(현재는 교보문고에서만 구매 가능)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369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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