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시간여행자

by 이윤인경

땅끝의 색은 붉어 데워진 하늘
그 아랫도리가 젖어 오는 시간엔 늘
가로등이 먼저 울었다

눈물을 훔치고 달리는 자동차들
돌아보는 눈이 붉다
달려들던 구름 타올라
이내 사라지는데도
먼저 가겠다 보채는
뒷차의 아둔한 경적이 높다

맺혔던 눈물 방울방울 떨구던
가로등의 시야가 선명해지고
하늘까지 모두 타버린
어느새 밤
불나방은 갈 곳을 잃고
당황한 날갯짓은 바람에 부대끼다
젖은 날개 무거운 몸 간신히 내려
밤 아래 누워 들썩인다

껍데기는 가고 곧 나는 하늘로 간다
별이라도 될 수 있을까
굳은 날개가 고이 잔다
그렇게 흔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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