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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Jul 21. 2021

열대야, 이불 그리고 이별

시간여행자

어지러운 선풍기의 중심이

멈춰 있음을

안 순간 한기가 스몄어


소름처럼 돋은 그리움 때문이었을까

당신은 날 안아 주었고

발바닥부터 아스라이 타고 올라

심장처럼 두근대는 목을 지나

파랗게 질린 입술까지

내가 잠들 때까지


어디서 달아오른 바람의 애무에

슴벅거리며 나를 밀어내고는

나의 식지 않은 밤은

발 끝에서 밀려난 채

몸 뒤틀며 자위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당신의 그리움은 어디에 있나

종이처럼 구겨진 나의 마음 간간이 숨겨 두었나

찾아내 망각 속으로 삼켜야 해

부끄러워, 살 부볐던 흔적들이

커튼을 밀고 들어오는 햇살에 증거되는

초라한 아침의 증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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