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윤인경 Oct 27. 2021

죽음의 시간

시간여행자

노래할 준비는 끝났다

가장 높은 곳

무대는 날카롭게 선다

적막이 반주처럼 흐르고

날개옷 펼치며 노래하려는데

목소리는 고요 속에 묻혔고

관객은 굶주린 늑대의 눈빛으로

감정없이 침묵한다


가시나무새의 전설은

거짓이다

무리의 바람이 낳은 살인이다

나는 빛나는 무대에 몸은 던지고

칼날같은 빛이 목을 찌르는 순간

아, 이처럼 처절한 노래라니


열 두 번 울부짖음이 끝나고

무대는 스러지고

늑대 무리는 눈빛을 숨기고

다시 사라지고

노래는 끝나지 않아

울음이 안으로 가슴 치는데

웅크린 내 위로

깰 수 없는 잠이

나를 품어 가진다



[사진출처 - Pixabay]

작가의 이전글 재회 ㆍ ㆍ자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