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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Dec 29. 2021

새벽, 어제에 젖다

시간여행자

얼마나 마셨던가

입가를 흘러 떨어진 술의 흔적

걸음걸음 미련하게도 밟고 가니

진흙처럼 끈적임에 무겁다


밤은 화려한 불빛을 품었는데

새벽은 겨울의 한기에 입김만 뿜어낼 뿐

표정도 감정도 없다


여전히 남은 취기에

괜히 나섰다

종짓굽 스며드는 한기에

흔들려 주저 앉은

이 불쌍한 시간이라니


이별은 중독될 뿐

익숙해지지 않고

덕지덕지 묻은 미련

털고 일어나려는 날

젖은 어제가 옷깃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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