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윤인경 Dec 24. 2021

에베레스트

시간여행자

수평선에 거꾸로 매달렸다 떨어지는

꿈은, 한없이 깊다

높이가 사라진 에베레스트 찾아

한참을 헤매다 널 안으려는 날

서둘러 밀어내는 거품 문 게 떼들이

개아리를 튼다


묻지 않아서 묻지 않았고

묻지 않아서 묻어 두었던

지붕에서 던져진 이야기는


바다에서 더 깊숙이, 높아져만 갔다


경사도 없어

밟을 데도 없어

그 깊이까지 오르기 위해

모두를 외면하기 위해

단지, 무거워져야 했다


찼다 들이킨 숨이

샌다 들리던 소리가

잔다 들어온 시야가

먹먹하다


오르막이 끝나 누웠다

네게 가까워진 줄 알았는데

이카루스의 동경은 수평선 위로 지고

마안하게도 시지프스의 한숨만 뜬다

거친 숨이 거품을 타고 나의 에베레스트를

다시, 오른다

모래성이 무너지며 남은 빛을 산란하고 있다



*개아리를 튼다 - 방해하다의 경상도 방언

*마안하게도 - 끝이 없이 아득하게 멀게도

작가의 이전글 나에게 커피를 사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