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봄

시간여행자

by 이윤인경

내 목을 죄고

숨소리가 턱 끝까지 차 올랐다가

겨우네 웅크렸던 몽우리

춤을 추 듯 탄성이 터지면

그녀의 치장은 두서없고

초록빛 드레스 입기도 전에

서둘러 단장이다


봄보다 화사한 그녀

미안한 듯 먼저 바래지고 돌아서면

아직은 바람이 차

문지방을 주뼛거리다

햇살이 조명처럼 내리면


주인공인양 우쭐대며

허밍처럼 흥얼거리며 나와

노래하는 봄

먼저한 사랑을 뺏는 치정처럼

교활한 봄은 나의 봄이 아니라


목련이어라 나의 봄은

살갗을 찢어 피어나는 하얀 혈흔

넘쳐나면 떨어뜨리는 꽃잎이 봄이어라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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