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여행

시간여행자

by 이윤인경

어제를 담은 가방은 무겁다

나를 채운 너의 무게에 기겁하고

내가 나를 떠난 순간

그 때를 기억한다


무작정 감정을 주워 담았던

스무 살의 오기는 지치고

한걸음조차 떼기 힘들었던

어제는 결국 주저 앉았다


사랑이라 말할 때마다

내가 텅 비어버렸고

발목은 모래 속에 깊이 박혀 다만

꼼지락거리는 발가락의 입김만 가득 찰 뿐

고약하고 고악한 미련만


발목을 조른 상흔과

빈 숨을 뱉아낸 토흔과

무겁게 지고 온 나를 이제 벗어버리는 일

껍질을 버린 가벼운 영혼의 이탈

떠났던, 시차에 숨은 나를 만나는 일

내 속의 너를 덜어내는 일

사랑 이별 둘 다 떠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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