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멀스멀 살을 파고드는 시간을 견디기 위해
빛을 안고 어디론가 가라앉고 있어
우울은 깊을수록 숨어들고
짐진 시간에 스러지는 빛을 잡으려다
커튼을 치고 말았어
검은 색과 검은 색이 만나
모두가 점으로 수렴하는 시간이야
나를 찾을 수 없어
내 속을 헤집다 난 상처가 울어
눈물의 색을 구분할 수 없어
비린 향기만 남아
빛나는 것만 우러르는 공간으로 달아났어
밤은 나를 잡으려 줄을 드리우고
눈물을 미끼로 매달았어
모여드는 빛들은 사실
내가 잃어가는 것인 줄도 모르다가
그믐이 되어서야 바람의 목을 빌어 노래한다나
너의 식탐이 무서워 훔친 빛에
매달려
안고
어둠 속에 숨고
나를 내려다보는 너의 눈빛이
자꾸만 늪으로 날 밀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깊어
깊어지는 건 어두워진다는 말이지
점점 빨려들어가다 머리만 남는 점이 될까봐
손톱으로 밤을 긁어 빛의 색을 더하지
흐르는 눈물에 비린 맛만 더할 뿐
염색되기에는 어둠은 너무 깊어
내 앞에서도 네 옆에서도 허우적대는 이 늪에서도
깊어가는 건 검고
빛나는 것은 깊어
손을 뻗어보지만
깊어가는 모든 것은 사실 밤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