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아요

by 이윤인경

덜 깬 잠 탓에 벌거벗은 슬픔이

새운 밤의 길이만큼 늘어져요


창가에 널린 줄은

손목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남았을 줄은

급하게 거둔 손끝 온기가

그를 오열하게 할 줄은

몰랐어요


눈물을 남기지 않았어야 했어요

차가운 입김이 물 따윈 얼려 눈만 소복이

걸을 때마다 젖어드는 바지 끝

얼어버리는 발걸음

그냥 서고 말았어요


멈추지 말았어야 했어요

바지끝이 젖지 않았어야 했어요

눈물은 감추는 것이 아니라

흘려 말려버려야 한다 했는데

술이 덜 깬 탓에 한숨만 쉬었어요


어깨를 마구 두드리고 있어요

혹시나 돌아볼까 해서

하얀 슬픔에 갇혀

창가에 매달린 어제처럼

미련 한 가운데 거꾸로 섰어요

그렇게 후회하고 있어요

아침엔 늘 이렇게 외로워요


전 혼자 살아요


[사진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