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커피가 담은 시간 속에서

by 이윤인경


늘 나는

익숙한 골목 모퉁이

덩그러니 서 있는 카페

그 창을 등지고 앉아

커피 한 잔에

지나가는 이와 눈을 마주치다

사랑에 빠진다


이를테면

그를 향한 고백인 것처럼

한 편의 시를 던져놓고

식어가는 커피의 남은 시간만큼

대답을 기다리는 나는

지금 일어나면 이별의 시작이라


아직 사랑한다고

여전히 그리워한다고


커피가 식어가는 동안은

어쩌면 계절 같은 것이라

느닷없이

사랑을 하고 사랑이 익고

사랑을 잃고 또 사랑을 쓰고

커피가 식고 또 시를 쓰고

던져버린 고백은

죽은 입맞춤처럼 쓰고


나는 어쩌면

무엇도 없던 시간으로 가려하는 지도

식은 커피처럼 남겨지려는 지도

그것을 마지막 고백처럼 남기려는 지도

모르는 어느 순간에 머물러 있는 지도


나의 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