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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Jul 17. 2024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 때려 본 적이 있는가?

갑자기 든 생각

시장에 장을 다 보고 난 후 시원한 곳에 들어가 에이드를 마셨다. 얼음 가득한 에이드는 생각보다 빨리 먹혔다. 그도 그럴 것이 콩국 한 병을 샀기 때문에 얼른 냉장보관이 필요하다. 한 잔 마시고 나와 마을버스를 기다린다. 12분을 기다려야 하는데 왠지 지루하게 느껴진다. 아까 장을 보다가 닭 한 마리를 샀다. 손질된 닭이 든 검은 비닐봉지를 건네들고 장 바구니에 넣는데 그만 닭 냄새가 손에 배겨 들었다. 음료를 마시면서 닦아내긴 했는데 그래도 냄새가 남아있다.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폰이라도 볼 요량이었다. 근데 냄새나는 손이 자유롭지 못했다. 갑자기 멘붕이 왔는지 2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허공을 바라봤다. 그 나름의 2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서 있었는데 은근히 좋았다. 요즘은 폰이 내 몸에 필수품이 되어 늘 폰과 함께이다. 폰에 온갖 재밌는 것과 정보들, 알림 문자들, 카톡카톡, 유튜브는 또 얼마나 재밌는 게 많은가... 그 2분의 시간을 보내고 떠 오른 글 제목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 때려 본 적이 있는가?’ 이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또 폰을 만지작거린다. 요즘은 브런치를 하게 되면서 브런치에도 꽤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글을 적고 난 뒤 반응이 오면 그에 대응하게 되고 또 다른 분들의 글도 한 번씩 읽게 된다. 자유롭고 싶은데 자유롭지 못할 때가 이럴 때가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좋아해서 보고 시간을 할애하지만 많은 시간을 미디어 매체에 사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어제는 몇 달간 끊었던 넷플릭스도 다시 구독을 하였다. 그것도 한번 재미있는 드라마에 꽂히면 2~ 3일을 주구장창 달아서 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정작 해야 할 것들이 미뤄지고 제때 못하게 되는 것들이 많다. 잠시 2분 동안 멍 때리며 들은 생각이 아뿔싸! 내가 지금 그러고 있구나... 였다. 이 재미있는 것들을 다 끊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시간 할애를 조금 더 줄이고 멍 때리는 연습을 해 봐야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10분이라도.. 있어 볼 자신이 있는가... 나 자신에게 물어보고 싶다.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그 시간만이라도 머리가 비워질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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