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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Jul 25. 2024

남편은 가지를 좋아합니다만

여름 가지 반찬


여름이면 시장을 가도 마트를 가도 눈에 띄는 게 가지다. 이번 여름 가지를 몇 번 사 와서 가지무침만 세네 번 정도 한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이 가지를 무척 좋아한다. 가지를 좋아하는지는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좋아할지는 몰랐다. 아마도 어머니께서 가지 반찬을 맛있게 자주 해 주셨던 모양이다.


몇 년 전 이웃집 할머니들과 함께 담아 놓으신 집 간장이 아직 건재해서 어머니 표 간장으로 가지를 무쳐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어느 날 가지를 무쳤는데 역시 깊은 맛이 좋은 가지무침이 되었다.


오늘은 시이모님 표 집 간장으로 해 보았다. 오늘 한 가지무침도 잘 된 것 같다. 이번 여름 처음 무친 가지는 고춧가루를 넣어 무쳤고, 두 번 째는 어머니 간장으로, 세 번 째는 청량초 1개 빨간 고추 반 개를 넣어 무쳤는데 좀 별로였다. 그래도 이번은 네 번째라 제일 잘 된 것 같다.



가지를 그냥 전자레인지에 찐다. 전자레인지 전용 용기에 물 조금 깔고 가지 4개를 넣어 5분간 익혀 주었다. 한 김 식힌 후 가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준다. 칼로 자르는 것과 손으로 찢어주는 것과의 맛의 차이는 찢어주는 게 훨씬 맛있다. 가지의 식감이. 국간장 1 ~ 1 반, 참기름 1, 통깨 1, 마늘 반 (숟가락 기준)을 넣고 무쳐주었다. 맛을 보고 참치액젓 조금 둘러주었다.



점심에 가지 무친 걸 넣고 비벼 먹었다. 여름 반찬 뭐 있나? 요래 차려 먹었다. 남편도 그런다. 여름 반찬 뭐 없다고... 가지 하나 가지고 밥 다 먹겠다고... 입 맛 까다로운 남편이지만 좋아하는 반찬 한 두 가지만 있으면 잘 먹는다. 슥슥 비벼가지고.


남편은 음식을 하면 정확하게 지적해 주는 스타일이다. 열심히 준비 한 나로서는 그런 말 들으면 기분 나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정확하게 말해주니 음식 맛을 내는데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반찬 여러 가지 놓고 먹는 걸 좋아했던 나인데 시집을 오고 나서는 식성이 많이 바뀐 듯하다. 나도 요즘엔 반찬 한 두 가지가 좋다. 된장찌개와 상추, 된장찌개와 열무김치 등 등 간단한 게 좋아졌다. 저녁엔 미리 점심때 끓여 둔 된장찌개랑 가지랑 넣고 슥슥 비벼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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