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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Jul 22. 2024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계획한 대로 하나씩

집안일을 늘 조금씩 하니 집이 어수선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미뤄지는 것들이 있으니 그것을 정리하고 처리하지 않으면 항상 찝찝함이 따라온다. 어느 날 깨달았다. 완벽하게 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구나. 집안일을 하다 보면 일들의 연속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해도 해도 끝이 없고 했다고 해서 크게 눈에 띄지도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부터 하나씩 해 치우다 보면 늘 체력이 소진되어 그다음 일정을 소화해 낼 수 없다. 그래서 일도 지혜롭게 체력을 잘 분배해 가며 해야 한다. 모든 것의 순리가 그렇겠지만...


열심히 달려 집안일의 일부를 끝내고 그동안 또 하지 못했던 나의 일들을 하려고 한다. 한 번 두 번 미뤄지니 세 번 네 번은 금방이고 일주일이 흐르고 2주가 흘러도 하지 못한다. 미뤄지는 건 참 무서운 일인 것 같다.


고층이라 바람은 불지만 시원하지가 않다. 장마 후 뒤덮은 불볕더위는 사람을 더 지치게 한다. 집에 있어도 조금만 움직이면 땀이 난다. 가만있어도 더운 날이 계속되고 있다. 에어컨을 켜고 시원하게 앉아 그간 못했던 나의 일들을 해야겠다. 성경필사, 책 읽기, 성경낭독 녹음하기, 큐티하기.


글 적기는 꾸준히 해 왔는데 거기에 할애되는 시간들이 적지 않다. 생각나면 글이 적고 싶으니까... 나는 글을 그냥 자연스럽게 계속 적어왔다. 브런치를 알게 되고 하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고 연재글이란 걸 쓰게 되고 다른 작가분들의 글도 읽게 되고 하니 그야말로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직업을 가지고 일을 계속해 왔었는데 지금은 일을 쉰 지 4년째이다. 집안일만 하다 보니 몸이 근질근질하기도 하지만 나만의 자유시간을 가지고 개발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자유만을 쫓아 살아가고 그게 좋다 보니 정작 나를 개발하는 시간들에 소홀해진다는 게 아쉽다. 앞으로를 위해 뭔가를 꼭 해야 한다는 것들이 압박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행함에 있어서 막연하고 빨리빨리 가 잘 안 되는 사람이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 그러다 시간을 허비하는 스타일이다. 하고 싶은 게 많다 보니 무엇을 할까 결정을 잘 못한다. 내가 지금 잘하는 건 시간이 많으니 자유롭게 놀러 다니고(즉흥으로 하루 만에) 잠시 시간을 내어 좋은 곳 다녀오고 사진 찍고 맛난 음식이 눈에 띄면 맛도 보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잘해 왔던 것, 익숙했던 것들을 잘 개발해 나갔다면 지금쯤 많은 커리어를 쌓을 수도 있었겠지만 현실여건이 맞지 않았고 그런 환경에 맞게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늘 같은 일, 비슷한 일만 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새로우면서도 기발한, 익숙하면서도 신박한 그런 일을 하고 싶은데 먼저 무엇을 할까 정하는 것이 참 힘들다. 여전히 생각만 할 것인가... 행동할 건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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