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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볕이드는창가 Nov 12. 2022

상견니 (想见你)

'상친놈'을 만든 그 드라마


■ 원어 제목: 상견니 (想见你, 샹졘니)

■ 장르 : 멜로 / 추리 / SF

■ 년도 : 2019

■ 감독 : 黄天仁

■ 주요 배우 : 柯佳嬿,许光汉,施柏宇 등



. 대만 드라마를 원래 잘 안 본다. 일로 늘 대만과 관련되어 있고 대만 사람들과 이야기할 일이 많아서 그런지 대만 드라마를 볼 때마다 들려오는 대만 억양의 중국어를 들으면 거부감부터 든다. 대만이 싫어서가 아니라, 아무래도 일할 때 나는 영업, 대만 사람은 보통 구매라 내가 을의 입장에 있기도 하고 해서 그렇다. 아무리 좋아하는 것도 일로 엮이면 싫지 않은가.. 뭐 그런 마음일 뿐... 오해는 없으시길. 어쨌든 그래서 내 마지막 대만 드라마는 <유성화원 2>였다는.. 그러다 이 드라마를 알게 된다.


. 계기는 중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는 나를 보고 회사 상사분이 추천해주신 것. 그분은 나와 비슷한 이유로 중국 드라마를 잘 안 보시는데... ㅋㅋ 어쨌든 이 드라마가 너무 재밌어서 완전 빠지셨다고, 한 번 보라고 하심. 근데 포스터 딱 보니 학원물이고, 타임슬립 나오고 한다는 것을 알고 볼 마음이 쏙 들어갔음. 내가 싫어하는 두 요소가 다 포함되어 있어서.. 그러다 볼 드라마가 없어졌을 때 문득 이 드라마가 생각났고, 재생 버튼을 눌렀음.


. 그맘때쯤 한국에서도 이 드라마가 유명해졌던 것으로 기억. '상견니에 미친 놈', 즉 '상친놈'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여러 번 반복해서 드라마를 보고 드라마에 푹 빠져버린 사람들이 많아졌음. 


. 드라마 자체만 놓고 보면 정말 수작임. 아니 정확히는 각본이 수작임.. 타임슬립이 한 명한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복수의 등장인물들에게 반복해서 일어나는데, 그때마다 이전에 뿌려둔 떡밥 수거하랴, 일관성 가지랴.. 작가가 대본 쓰면서 정말 고생했을 게 보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정말 마음을 담아(!)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잡기가 힘들 수도 있고 자칫하면 놓치기가 십상임. 나는 '놓친 사람' 쪽이라 사실 맘 편하게 여가로 드라마를 보기를 선호하는 사람에겐 이 드라마를 추천하진 않음. 


. 또 하나 말하자면 나는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이 나이차가 좀 많이 나보여서 (드라마 속에서는 동갑) 이입이 잘 안 됐음. 여자 주인공이 대만에서는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배우라던데, 그 얘기를 들은 내 머릿속은 물음표 천지.. 캐스팅 에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밖에서는 칭찬을 많이 받더라. 그래서 일단 입꾹닫..


. 드라마는 그냥 그랬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우바이(伍佰)의 <Last Dance>를 듣고 있다. '所以暂时将你眼睛闭了起来~'.. 무슨 말인가 하면.. 드라마 OST가 들을만한 게 많다. 특히 방금 언급한 <Last Dance>는 주인공이 타임슬립을 하는 매개가 되는 노래인데, 나중엔 하도 자주 나와서 말 그대로 '눈감으면' 노래가 떠오를 정도.. 그 외에도 <Someday or One Day>, 831 밴드의 <想见你想见你想见你> 등등 좋은 노래가 많다. 드라마에 푹 빠진 사람들에겐 노래 역시 하나의 추억거리가 되는 셈. 



[譯] 회사 상사분께서 추천해주신 대만 드라마. 사실 작년부터 또우빤 랭킹에서 이 드라마 제목을 봤는데, 보진 않았다. 내 마지막 대만 드라마는 중학교 때 본 <유성화원 2>란 말이지.. 대만 드라마에 그닥 흥미가 없어서;; 아마 평소 대만 사람들을 일로 너무 자주 접하고, 대부분 거래선이라.. 그래서 드라마를 볼 때 대만 말투를 들으면 일하는 느낌이 들어서 잘 안 보게 되는 듯. 게다가 이 드라마 타임슬립도 나오고, 학원물이고..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요소들 투성이라 상사분께서 추천해주셨을 때 솔직히 볼 생각이 안 들었다. 하지만 어쨌든 추천받았으니까, 게다가 평점도 높으니 한번 보기로 하고 보기 시작했다. 스토리는 괜찮다. 다른 시간여행 드라마들에 비해서 신선하고. 그래서 전반부는 재밌었다. 근데 후반부로 갈수록 타임슬립이 너무 자주 일어나서 좀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여자 주인공 연기가 좀 과해서 보기가 좀 힘들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견뎌낸 뒤 맞이한 결말은 꽤 만족스러웠음. 모든 인물의 인생을 존중해주고, 모든 인물이 자신의 삶 속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끔 만들어준 것 같다. 드라마 속에서 나는 따뜻하고 조용한 모쥔졔가 좋았다. 그의 이후의 삶에는 천윈루가 옆에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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