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볕이드는창가 Jan 13. 2021

우견행복 (遇见幸福)

1등에서 10등이 된 드라마


■ 제목: 우견행복 (遇见幸福, 위지엔씽푸)

■ 장르 : 드라마 / 멜로 / 현대극

■ 년도 : 2019

■ 주요 배우 : 蒋欣,李光洁,郭京飞,刘孜 등



오늘 소개드릴 드라마는, 죄송합니다. 또 실패작입니다(ㅠㅠ). 2019 8  방영한 드라마 <우견행복(遇见幸福)>입니다. 오해 마세요. 제가 실패작이라고 하는 이유에는 나름대로 객관적인 증거가 있답니다. 네, 일단 재미가 없었고요(ㅠㅠ). 그리고 사람들도 재미없다고 느꼈던 모양입니다. 위에 평점 보이시죠? ㅎㅎ 저걸로 실감이 안 나신다면, 시청률을 증거로 제시하겠습니다. 본 드라마는 호남위시(湖南卫视)에서 처음으로 방영을 했는데, 첫 방영하던 날은 시청률 1등이었습니다만, 마지막 방영하던 날은 10등으로 떨어졌습니다. 대충 감이 오시죠?


이 드라마는 제가 상해에 있을 때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라, iQIYI를 통해 본방사수를 했더랬습니다. 왜 했냐고요? 쟝신(蒋欣)과 궈징페이(郭京飞) 모두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데, 팔로우하고 있던 그들의 웨이보(微博)에서 계속 드라마 홍보가 올라오는 겁니다. 좋아하는 배우가 둘 씩이나 나오고, 재미도 있어 보이고 해서 봤죠. 안타깝게도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지만.


나도 이렇게 될줄은...


드라마의 제목인 <우견행복(遇见幸福)>은 '행복을 만나다'라는 뜻입니다. 포스터에는 남자 둘, 여자 둘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쌍쌍파티의 내용은 아니고요. 남자 한 명과 여자 두 명은 아버지들이 직장 동료라 어린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함께 자란 친구 사이고, 나머지 한 명의 남자는 여자 둘 중 한 명과 나중에 애정기류를 만드는 상대역입니다. 생각했던 구도와는 조금 다르죠? ㅎㅎ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78년생 말띠들입니다. 여자 주인공 이름이 쩐카이팡(甄开放, 배우: 쟝신)인데, 이름을 보면 그 출생 연도를 대략 알 수 있죠. 개혁개방(改革开放)이 78년에 제안되었거든요. 그래서 주인공 이름이 개방(开放)!


옛 중국인들 이름 중 그 출생 연도를 엿볼 수 있는 이름은 꽤 많습니다. 1950년, 신중국 설립 무렵에 태어난 중국 남성 중 젠궈(建国, 건국), 궈칭(国庆, 국경), 젠셔(建设, 건설)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유난히 많습니다. 60년대 문화 대혁명 시기에 태어난 사람 중에는 원거(文革, 문혁)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고요. 개혁개방 이후에나 이런 '직관적인' 이름이 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어쨌든 주인공 세 명이 친구라고 말씀드렸죠? 세 명 모두 78년생. 2019년, 그들의 나이는 30 후반 40 초반이죠. 요새 넷플릭스에 떠서인지 <겨우, 서른(三十而已)>이 인기가 많은데, 이 드라마는 거기서 한 10년 정도 후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그 나이가 되어보지 않아 억측이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른 후반, 마흔 초반쯤 되면 어떤 주제의 고민들이 많을까요? 점점 연락처 중 편하게 연락해 불러낼 친구가 줄어들 때 느끼는 허무함, 함께 나이 들어가는 부모가 이해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을 때 겪는 갈등, 아이가 커가면서 사춘기를 맞았을 때 겪는 교육 문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회사에서 일하는지 몰라 갑자기 몰려오는 나 스스로의 사(社)춘기.. 이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드라마는 이러한 가족, 커리어, 자식 교육 등의 문제에 더해 서른 막바지에 새롭게 맞이하는 로맨스(안심하세요. 이혼녀의 로맨스입니다.)까지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다루는 소재도 친근하고, 현대극이라 중국어도 쉽고, <환락송(欢乐颂)>의 쟝신(蒋欣), <도정호(都挺好)>의 궈징페이(郭京飞), 요즘 <대강대하(大江大河) 2>에 나오는 리광지에(李光洁)까지 유명한 배우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 대체 왜 잘 안 됐을까요? 아... 글쎄요. 스토리가 이상합니다. 너무 많은 소재를 다루려고 해서였을까요? 개연성 빵점 스토리에, 뒤로 갈수록 회차 맞추려고 일부러 끼워 넣은 듯한 이상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배우들이 너무 아깝습니다.


<겨우, 서른(三十而已)>에 비해서는 작품성이 영 꽝인지라 소개드리기가 죄송스럽지만, 중국어 학습 교재로는 괜찮은 드라마입니다. 여자 주인공 아이로 나오는 아역배우가 정말 귀엽고 연기를 잘합니다. 이 정도일까요, 장점은..? 그럼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보고 나서 위챗에 올렸던 감상문을 공유하며 오늘 리뷰 마치겠습니다.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처음 연기해본 거라는 이 아역배우가 큰 장점입니다



[譯] 원래는 어릴 때부터 친했던 3명의 친구들의 우정,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애정, 부모와의 사랑을 말하고 싶었겠지...? 하지만 보면 볼수록 점점 내용이 엉망진창이었다. 누굴 탓하겠어.. 이렇게 열심히 드라마를 본 내 잘못이지.. 연기파 배우들(+아역배우 한 명)의 훌륭한 연기가 엉망진창 스토리에 완전 묻혀버렸다. 후반부 몇 회차는 거의 끼워 맞추기 식으로 넣은 것 같다. 비추!



매거진의 이전글 일절도호 (一切都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