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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볕이드는창가 Jan 20. 2021

견환전 (甄嬛传)

<연희공략>이 그냥 커피라면 이건 TOP


■ 제목: 견환전 (甄嬛传, 쩐환쭈안)

■ 장르 : 드라마 / 사극

■ 년도 : 2011

■ 주요 배우 : 孙俪,陈建斌,蔡少芬,蒋欣 등



아, 드디어 이 드라마를 소개해드릴 때가 되었군요. 오늘 소개해드릴 드라마는 궁투극의 TOP! <견환전(甄嬛传)>입니다. 또우빤(豆瓣) 플랫폼 전체에서 중국 대륙의 드라마 중 4등을 차지한 작품입니다. 1등이 <무증지죄(无证之罪)>, 2등이 <백야추흉(白夜追凶)>인데, 이 둘은 다 탐정/스릴러물이고, 3등이 <랑야방(琅琊榜)>이니까, 사극 중에서는 2등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단 이 플랫폼에서 평점 9점을 넘었다는 점에서 꼭 봐야 하는 드라마임은 확실합니다.


이 글의 부제에서는 이 드라마를 '궁투극의 TOP'로 형용해봤습니다. 이건 저 혼자 내린 결론은 아니고요. 제가 <연희공략>을 봤다고 하니까 제가 아는 모든 중국인 지인들이 한 말입니다. <연희공략> 후기를 위챗 모멘트에 올리고 이런 연락을 엄청 많이 받았거든요. "<견환전(甄嬛传)>을 봐. 그거 보고 나면 다른 궁투극 볼 필요 없어." 이미 <연희공략>도 충분히 재미있었던 저는 도대체 <견환전>이 얼마나 재미있길래 이렇게 말하나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계기입니다.


드라마는 류렴자(流潋紫)라는 본업이 교사인 작가가 쓴 인터넷 소설이 원작입니다. <연희공략> 시대는 건륭제 시기였다면 이 드라마의 배경은 옹정제 시대, 그러니까 건륭제의 아버지대 이야기죠. 천진난만하게 자신의 행복을 찾아 궐에 들어온 소녀 견환이 궁에서 생활하며 어떻게 자신을 지켜나가는지, 어떻게 황태후의 자리에까지 이르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이 작가가 쓴 또 한 편의 소설 <후궁 여의전(如懿传)> 역시 드라마화되었는데, 이 드라마는 건륭제 때의 이야기라 <견환전>의 후속 편처럼 불리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도 평이 좋은 편인데, 아쉽게도 <견환전> 이후로 궁투극을 끊어서 보진 않았습니다.


<연희공략>이든 <견환전>이든, 어쩌면 <여의전>까지도, 궁투극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사실 다 그게 그겁니다. 결국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의 방해를 뚫고 어떻게 궁에서 싸워서 살아남느냐를 보여주는 거죠. 그런데 <연희공략>이 청나라 때의 고증과 영상미에 크게 신경을 썼다고 하면, <견환전>은 스토리에 훨씬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복잡한 인물 관계, 각 등장인물이 보여주는 입체적인 성격 등만 가지고도 영상미로 <연희공략>이 딴 점수를 모두 몰수해올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연희공략>과는 다르게 <견환전>의 결말은 쓸쓸하고 허무합니다. 둘 다 궁 안에서는 누구도 넘보지 못할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결말인데도 말이죠. 너무도 뻔한 서사를 가지고 어떻게 관객들을 더 몰입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견환전>은 아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이 드라마가 이렇게 스토리에 훨씬 치중했던 이유는 사실 역사를 보여주고자 하는 생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사극인데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은 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의 배경은 청나라가 아니고,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거든요. 원작 소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본인은 오히려 '만당(晚唐)' 시대를 배경으로 드라마화하고 싶었다고 하니, 정작 작가의 머릿속에는 청나라를 부각하고자 했던 마음은 없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스토리도 탄탄하고 배우들도 연기를 너무 잘해서 드라마가 역사적 사실과 부합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여러 설정들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것도 이 부분을 방증합니다. 아, 인물은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한 것은 맞긴 합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 견환은 <황제의 딸>의 부처님(老佛爷) 황태후와 같은 사람입니다. 싱크로는 좀 안 맞지만요.


같은 사람입니다, 역사적으로 ^^


궁투극도 엄밀히 말하면 전통복장 입고 나오는 스릴러 같은 느낌이라, 혹시 보시려는 분들께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스토리를 자세히 이야기하진 않겠습니다. <연희공략> 같은 잘 생긴 시위(侍卫)나 왕자는 없습니다. 이 드라마, 철저히 여성 위주거든요. 게다가 황제인 옹정제가 실제 역사 속에서 45살에나 등극을 했기 때문에, 아무리 고증을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젊고 잘생긴 사람을 황제로 앉힐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작진이 고른 배우가 <교가대원(乔家大院)>에서 소개드린 천젠빈(陈建斌, 진건빈)입니다. (물론 제가 참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연기도 정말 잘합니다! 하지만 젊진 않죠 ^^;;) 하지만 다른 것을 다 떠나서 그 이야기의 구성이 상당히 쫀쫀하고 보는 맛이 있습니다. 지인들의 말처럼,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굳이 다른 궁투극을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죠.


방송국들도 처음엔 이 드라마가 잘 안 될 줄 알았는지 막 출품된 2011년에는 우리나라로 치면 지방 방송국의 서브 방송국에서 방영을 했습니다만, 점점 그 매력에 빠지는 시청자가 많아지다 보니 2012년에는 성급, 도시급의 메인 방송국에서 방영을 하기 시작했고, 캐나다, 말레이시아, 일본, 미국, 태국 등 해외로도 활발하게 수출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 수출된 국가들 중 한 곳인데, CHING과 Asian TV에서 <옹정황제의 여인>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습니다. 그 흔한 젊고 잘생기고 예쁜 배우 한 명 없는 드라마가 글로벌하게 사랑받는 중국 대표 사극으로 거듭난 셈입니다. 주연배우 천젠빈(陈建斌, 진건빈)과 쑨리(孙俪, 손려)도 다른 대표작들이 충분히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어딜 가나 황상(皇上, 황제를 일컫는 칭호), 견환으로 불리니 그 인기를 짐작할만합니다. 그 얘기는 뭐다? 이 드라마는 꼭 봐야 한다, 는 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혹시 시도하시려는 분들께 미리 당부드리는데, 이 드라마 76부작입니다. 전체적인 스토리상 거의 1부/2부로 나뉘어도 될 법한 길이인데, 한 시즌에 다 몰아넣다 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미리 사과 말씀을 드리며, 하지만 단언컨대 체감상 그 길이보다 훨씬 짧게 느껴지실 겁니다. 궁투극의 TOP <견환전(甄嬛传)! 소개는 이쯤으로 하고,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보고 나서 위챗에 올렸던 감상문을 공유하며 오늘 리뷰 마치겠습니다.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譯] 드디어 다 봤다.. 76회..... 후... 전에 <연희공략(延禧攻略) 다 봤을 때 많은 지인들이 <견환전(甄嬛传)>을 추천해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역시 명불허전이다. 정말 볼만하다! 다만 황제가 너무 불쌍하다. 본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정작 본인은 모르니.. 어쨌든 당분간 궁투극은 안 봐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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