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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에이치제이 Jan 31. 2022

그, 1월 31일

꼭 29번의 잠 - (미완성의 나머지) 5 토리노 >> 리옹


꼭 4번의 잠, Ciao 토리노 -- Bonsoir 리옹 / 프랑스, 리옹 1일




memo


프랑스 Bus OUI 예매 / 토리노 am 10: 30 출발 >> 리옹 15:50 도착 

                             편도 19유로 + 짐(캐리어) 5유로 현장 결제


리옹 아파트먼트 (Airbnb) 개인실  / 4박 예약 결제 완료





+++


일찌감치 일어나 짐 정리를 다 해 놓고 천천히 아침 식사를 마쳤다

버스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정류장에 도착했고

(나라 간을 이동하는 버스 정류장은 기차역 바로 앞에 있다)

예상과 달리 미리 대기하고 있지 않은 버스를 기다리며

역 안 책방에서 동화책과 소설책 중 어떤 피노키오를 고를까

행복한 고민을 했다





버스는 출발 시간 10분 전 정류장에 도착했고

버스 내부는 좌석이 편하고 승객은 많지 않아 여유로웠다

TGV를 이용한다면 더 빠르고 편했겠지만 버스를 타고 이동해 보고 싶었다 

그 선택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버스가 출발한 지 2시간 남짓 지났을 때 휴게소에 30분간 정차하며

휴식시간이 주어졌을 때였다 이탈리아 북부의 멋진 자연 풍광을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 있었고 그 풍경을 앞에 두고 창가에 앉아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었던 

기대 이상의 행복한 작별 때문에





버스는 이번에는 리옹의 기차역 뒤편 정류장에 정차한다

예상 도착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리옹에 도착했다

이 나라의 도시에서 저 나라의 도시로 이렇게 빠르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니

알고 있던 사실을 새삼 고맙게 여긴다


역을 빠져나와 리옹의 중심부로 걷는데 유럽에서 흔한 관람차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자주 걷게 될 리옹의 구도심 광장을 지나 숙소를 찾아간다 구도심을 통과해 걸을 때

이미 리옹의 첫인상이 좋았지만 도시를 처음 방문한 여행자에게 보여준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해 지는 시간에 지나는 다리 위에서의 론 강의 노을이었다

 Lyon





한참을 론 강 다리 위에 서서 도시의 환영 인사를 만끽한 후에 다리를 건너와

지금까지 봤던 모든 트램 중 

가장 현대적이고 사이버틱하기까지 한 트램이 지나는 길에 선다


리옹은 오랜 역사가 보존된 구도심과 현재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거주지 영역의 갭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도시 같다는 결론은

내가 겪은 유럽의 도시 중, 이라는 국한된 영역 안에서 내려진 것이다 


집주인과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까지 2시간 정도가 남아

집 위치를 미리 알아두고 건너편의 대형 쇼핑몰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그 안에 위치한 어마어마한 규모의 까르푸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구입한다





약속시간에 맞춰 아파트먼트의 공동 현관 앞에 도착해 벨을 눌러

호출을 하지만 묵묵부답이다 pm6:45에 만나기로 했는데 문자도 오지 않는다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한 아파트먼트의 개인실은 나와 나이가 비슷한 회사원이

(여)호스트였는데 세련된 아파트가 세련된 호스트와 닮아 예약한 곳이었다

15분 정도가 지났나 사진보다 훨씬 여성스러운 호스트가 헐레벌떡 뛰어와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서둘러 문을 열고 나를 집으로 안내한다


공동 현관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프랑스 특유의 두껍고 큰 진갈색의 나무 문을

열쇠로 열기까지 모든 순서를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그녀는 내 손에 열쇠 꾸러미를 건네준다

안내해 준 방은 게스트용으로 준비해 간소한 가구들로 필요한 것만

채워져 있었지만 제법 아늑하고 좋았다 아마도 오랜만에 나무로 된 바닥의

방에서 지내게 되었고 원목의 옷장과 서랍장 스탠드 책장 행거가

그리고 테이블 조명 빛이 따뜻하게 느껴져서였던 것 같았다


+


장 본 것을 냉장고에 넣으려고 거실로 나갔더니

그녀가 언제든 커피를 마셔도 좋다며 캡슐 머신 사용법과 주방을 이용할 경우를 대비해 

가스레인지 사용법을 알려주었고 저녁 식사로 사 온

샌드위치와 피자를 내게도 권했다 그녀는 말이 빠르고 급한 성격 같았지만

부담 없이 마음 편하게 대해주는 그녀의 호의가 내내 느껴져 

리옹의 첫날이 기분 좋게 시작되고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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