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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부록과 같은
흐르는 시간이 고여있는
겨울 끝 무렵의 지난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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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이겨낼 수 있었던
어느 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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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함께 이겨내고 있는
아이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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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흐르는 듯한
구르미 흐르는 겨울 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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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끝에서 만난
강아지처럼 굴던 냥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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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구름의 산책 새들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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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본가에 다니러 왔는데 시야를 가로막는 높은 빌딩과 빽빽하게 들어찬 답답한 집들이 서울 출근길 지하철에서의 압박과 유사한 느낌이라서 그새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외출을 하지 않는 동안은 마당 없는 아파트에서 햇빛을 제대로 쬘 틈도 없었다 예민한 귓속으로 돌진하는 신경을 긁는 층간 소음 때문에 수시로 잠에서 깨 숙면을 하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고요와 적막이 급격하게 그리워졌다 하루 종일 들리는 새소리는 귀를 간지럽힐 뿐이었는데 지겹게 이어지는 영상 매체의 소음에는 머리가 지끈거린다
나는 이제 도시인으로 복귀하지 못하려나 아니 여기서도 또한 시간이 흐르면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 쉬이 적응하고 잘 살아갈 수 있겠지 그런데 지금의 내가 그걸 원하나 고민이 깊어진다 이제는 떠돌이처럼 헤매고 싶지 않고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어떤 곳을 찾아 꾸준하고 잔잔하게 행복하고 싶다 그게 현재에서는 가장 큰 바람이다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곧 봄이라는 장르적 계절이 찾아들 것이다 나는 마음을 결심해야 한다 그 결심은 아마도 내 나머지 삶도 장르적으로 기록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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