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29번의 크리스마스 - 26 할슈타트 >> 잘츠부르크
마지막 크리스마스 도시에 가다 : 12월 26 - 29일 잘츠부르크 (3박 4일)
꼭 26번의 잠, 일곱 번째 도시에서의 스물여섯 번째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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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크리스마스 도시가 될 잘츠부르크로 가는 날 아침
미리 말해 둔 am 7:30에 조식, 오늘은 좋아하는 깨가 박힌 건강 빵이 나왔다
아침을 먹고 바로 짐을 챙겨 내려와 할머니와 포옹과 감사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다
중간 즈음 갔을 때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발견한 방 키
얼른 뛰어가서 2층에 계신 할머니께 드리고 디시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땀이 다 난다
날씨가 좀 풀렸나 보다
12월 26일 memo
Post Bus / 2회 환승 (543-542-150) 할슈타트 >> 잘츠부르크
아메디아 익스프레스 호텔 / 싱글 룸 예약 결제 완료, 체크인 pm 3:00
분명 하늘은 맑고 날씨도 따뜻한데
길은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를 드리우고 있다
행여 가지 말라고 붙잡는 건,
아니겠지 포스트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머무는 마지막 시선 끝에
호수가 무척이나 신비로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라이프 오브 파이, 라는 호수 아닌 바다 배경의 영화를 떠올린다
할슈타트는 떠나는 날 또 다른 멋진 포장을 한 선물을 내밀어
오만가지 감정이 범벅된 나는 이상한 표정을 짓는 얼굴이 된다
두 번의 환승 후에 도착한 잘츠부르크는 이미 두 번째 발도장을 찍는 도시이다
독일의 로텐부르크에서 오스트리아의 장크트 길겐을 가는 여정에서
잘츠 감머구트에 속하면서 큰 도시에 해당되는 이곳을 거쳐야 했으므로
그때는 150번 버스에 올라탔고 이번엔 150번 버스에서 내렸다
잘츠부르크를 29박 30일의 크리스마스 일정에 포함시킬지 내내 고민했으므로
숙소 예약은 어젯밤 급하게 이루어졌다
후기가 별로 없고 잘 알아보지 못하고 선택한 숙소는 대체로 위기다
아니면 언제나 적응이 쉽지 않은 첫째 날의 감정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긴 여행에서는 모든 게 최선과 최고일 거라는 기대는 없지
예전에 비하면 이런 쪽의 예민함은 이제 제법 잘 떨쳐버린다 세월의 처방인가
체크인 시간이 2시간 정도 남아 짐을 맡겨두고 탐색전 삼은 산책을 나섰는데
자연의 마을에서 콘크리트의 도시로 왔다는 실감이 난다
잘츠부르크도 봄의 유럽여행 때 왔던 곳이어서 고민이 많았던 거지만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좋은 + 이탈리아로 이동하기 괜찮은
이 두 조합에 적합한 곳이었고 하나 더
오래전 여행에서 특별히 좋은 추억이 남은 여행의 도시였으므로
좀 더뎠지만 한 번 더 와도 좋겠다는 결론을 내려 나는 지금 이 길 위에 있다
길을 걷다 생각 난
장크트 길겐이 모차르트 어머니가 살았던 곳으로 유명하다는 얘기를 이제야 하는 것은
잘츠부르크는 온통 모차르트의 도시라는 것을 새삼 떠올리고 있어서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도 없는 곳이며
오늘은 우선 미라벨 정원으로 간다
봄의 화사하고 정교한 미라벨 정원을 이 계절엔 기대할 수 없겠지만
이곳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장소
흐트러짐 하나 없이 깍듯한 정원은 그대로고
저 멀리 높이 탄탄한 요새 호엔잘츠부르크 성의 위용도 그대로다
비를 피해 들어가려 했으나 문이 굳게 닫혀 있던 교회는 오늘에야 활짝 열려
그 사실 하나와 앙상한 계절감만이 조금 다를 뿐
도시는 변한 게 없다
변함없는 도시에 만족하고 오늘의 산책도 여기까지로 만족한다
잘츠부르크는 꼭 갔으면 하는 곳이 꽤 많지만
지는 겨울 해 앞에선 도착한 첫 날의 여행자는 조금 소심해진다 그러므로
내일은 오늘의 찌뿌린 첫인상 대신 맑고 고운 얼굴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며
아직은 위기의 숙소로 돌아와 짐을 푼 다음 저녁 내내 방에 머물며
나머지 시간들을 잘 부탁하는 마음으로 친해져보려 한다
Salz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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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서점 한 곳을 발견했는데
왜인지 당장 들어가고 싶은 여행자 앞의 문은 꼭 닫혀있다
할 수 없이 오늘은 책을 실컷 찍었다